◇브라질 수비수 마르첼로가 통탄해하고 있다. 벨루오리존치(브라질)=ⓒ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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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은 최강팀에 인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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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월드컵도 예외는 아니었다. '최강'이자 '개최국' 브라질이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그냥 패배가 아니었다. 1대7의 스코어.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잉글랜드의 전설적 공격수이자 BBC 해설위원으로 활동중인 게리 리네커는 "반세기 동안 가장 충격적인 결과"라고 했다. 누구도 예상 못한 참패의 원인을 무엇일까.
공수의 핵 네이마르와 티아구 시우바의 결장만으로는 설명이 어렵다. 두 선수가 브라질 공수를 이끈 에이스지만, 이들을 대신한 베르나르드와 단테 역시 정상급 선수다. 베르나르드는 브라질리그에서 활약할 당시 '제2의 호나우지뉴'라는 극찬을 받았으며, 단데 역시 2012~2013시즌 바이에른 뮌헨을 트레블(리그, FA컵, 유럽챔피언스리그 3관왕)로 이끈 주역이었다. 이들이 나섰다고 브라질이 7골이나 허용할 팀이 아니다. 적어도 객관적 전력면에서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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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중압감이었다. 두번째 실점 후 브라질 선수들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말그대로 영혼이 빠져나간 모습이었다. 이번 대회 내내 브라질은 상당히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경기를 치렀다. 컨페더레이션스컵과 평가전에서 보여준 강력함을 찾을 수 없었다. 프레드 등 컨디션 상에 문제를 보인 선수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브라질 스럽지 않은 모습이었다. 개최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우승이 아니면 실패라고 평가받는 브라질. 이 두가지에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평소라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상황들을 어렵게 풀어나갔다.
이 중압감은 4강전에서 폭발해버렸다. 브라질 선수들은 두번째 골을 실점한 후 경기를 포기한 듯 했다. 수비숫자는 적지 않았지만 독일 선수들의 패스 한번에 수비가 뚫렸다. 그렇게 창의적인 패스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뛰어다녔지만 전술적으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움직임이었다. 상황을 바꿔줄 수 없는 에이스의 부재와 크게 다가온 2골이라는 점수차, 그 중압감은 브라질 선수들을 무너뜨렸다.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의 힘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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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중압감은 베테랑의 부재와도 연관이 있다. 그나마 팀의 중심을 잡아준 시우바의 경고누적으로 팀 전체의 사기와 분위기를 끌어줄 선수가 없었다. 베테랑 부재는 대회 전부터 지적된 문제였다. 스콜라리 감독은 호나우지뉴, 카카 등을 제외하고 젊은 선수 위주의 엔트리를 꾸렸다. 펠레는 이들을 제외한 결정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결국 7골이나 실점한 것은 가장 힘든 순간, 선수들을 깨워줄 수 있는 힘이 부족했다고 해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