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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 안타를 친 정의윤, 그 전 극적인 2루타를 때려낸 스나이더 등 승리를 결정지은 영웅들이 많았다. 하지만 숨은 영웅이 있었다. 투수 정찬헌이었다. 정찬헌은 2-2로 맞서던 9회초 1사 만루 위기서 최재훈을 병살로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9회 투구 뿐 아니다. 정찬헌은 10회 2사까지 잘 막아낸 후 봉중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여기서 LG가 버텼기 때문에 연장전 승리가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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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2, 9회초 무사 1루, 그것도 잠실 라이벌전의 긴장되는 순간 등판했다. 2-0으로 이기다 8회초 상대가 2-2로 추격했다. 분위기가 두산쪽이었다. 웬만한 강심장 투수가 아니고는, 이 위기를 넘기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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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쉽지 않았다. 1사 만루 상황서 최재훈을 상대했다. 초구 147km 몸쪽 꽉 찬 직구 스트라이크가 들어갔다. 하지만 또 볼 3개가 연속으로 들어왔다. 스트라이크존에서 완전히 벗어난 공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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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B1S. 볼 1개가 더 들어가면 밀어내기였다. 사실상 결승점이 될 수 있는 분위기였다. 정찬헌은 무언가 마음을 먹은 듯 고개를 흔들고, 쉼호흡을 한 번 하고 투구판을 밟았다. 한가운데 147km 직구가 들어갔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내 공을 믿자. 가운데로 던질테니 칠테면 쳐봐라'라는 듯한 표정이 이어졌다. 풀카운트. 다시 한 번 한가운데 146km 직구가 들어갔다. 최재훈도 노림수가 좋고, 컨택트 능력이 있는 타자였다. 하지만 정찬헌의 자신감 넘치는 한복판 강속구에 당황했다. 공을 받아쳤지만 3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병살타. 정찬헌은 포효했다.
한 야구인은 LG 마무리 봉중근의 투구를 보며 "봉중근의 가장 큰 강점이 무엇인지 아는가. 145km가 넘지 않는 직구지만 '한 번 쳐봐라'라는 식으로 자신있게 가운데로 꽂아넣는 자신감, 그게 봉중근의 가장 큰 무기"라고 설명했다. 물론, 제구와 변화구 구사능력이 좋은 봉중근이지만 마무리 투수로 성공하기까지 가장 큰 그의 무기는 자신감이었다. 실전 경험 뿐 아니라 팀의 마무리 선배를 보며 정찬헌은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좋은 환경 속에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