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재회 커플, 누가 누가 있나?
Advertisement
2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수목극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는 '짱짱커플' 장혁과 장나라가 있다. 2002년 방영 당시 최고시청률 42.6%를 달성했던 '대박'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의 주인공들이다. 강산이 변하고도 남을 12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두 사람의 코믹 연기는 여전히 합이 잘 맞는다.
Advertisement
오는 14일엔 SBS 월화극 '유혹'이 새롭게 전파를 탄다. '천국의 계단' 이후 10년 만에 재회한 권상우-최지우 주연작이다. '유혹'은 인생의 벼랑 끝에 몰린 한 남자가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린 치정 멜로물이다. '천국의 계단' 시절 풋풋했던 두 배우의 멜로 연기가 이 작품에선 얼마나 농염해졌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Advertisement
재회 커플, 좋은 점만 있을까?
이동욱은 "배우들이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드라마를 시작하게 되면 캐릭터 외적으로 친해지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다해와는 이미 친한 사이라서 곧바로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이다해도 "이젠 말하지 않아도 표정만 보면 상대의 기분을 알 정도"라며 "연기할 때도 정말 편하고 잘 맞는다"고 했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장혁도 "마치 어제 만난 것처럼 (장나라가) 친근하다"고 표현했고 장나라는 "리허설 할 때 굳이 연기를 맞춰보지 않아도 잘 맞아떨어지더라"고 만족해했다.
시청자들에게도 '재회 커플'은 과거의 추억을 상기시키며 새로운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과거 인기 커플의 동반 캐스팅 소식은 드라마 팬들 사이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자체가 곧 홍보 효과다. 또한 '재회 커플'의 로맨스를 전작과 비교해 보는 것도 시청자들에게는 색다른 재미 요소다. 영화 '도둑들'에서 못 다 이룬 사랑을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완성한 김수현-전지현, MBC '골든타임'에서의 러브라인을 MBC '미스코리아'에서 본격 발전시킨 이성민과 송선미. 두 커플 모두 '해피엔딩'을 보고 싶어한 시청자들의 오랜 갈망을 해소해주는 재회였다.
하지만 빛이 강렬하면 그림자도 짙은 법. 장점만큼 리스크 또한 만만치 않다. 작품이 잘 되면야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전작의 여운까지 해칠 수 있다. 익숙함에서 오는 식상함이나 전작의 강렬한 이미지가 드리우는 그림자도 떨쳐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연출자에겐 과거 드라마의 인기 커플을 다시 캐스팅 하는 게 결코 좋은 선택만은 아니다"라며 "새로운 커플을 조합하는 것보다 훨씬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재회 커플, 조건이 있다?
재회, 아무나 하는건 아니다.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은 '인기 커플'이라고 해서 모두가 재회할 수 있는 것은 아닐 터. '재결합'의 전제 조건은 무엇일까? 배우들의 의지, 배우와 캐릭터의 조합, 전작의 성공 여부다.
정상급일수록 배우들은 작품 선택의 폭이 넓다. 상대역도 마찬가지. 아무리 잘 어울려도 본인이 "No"하면 끝이다. 전작에서 만났던 경우 재회를 위해서는 꽤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우선, 전작을 통해 어느 정도 친해져야 한다. 하지만,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편하되 연애까지 가면 안된다는 뜻이다. 서로 지긋지긋 미워해도 안되지만, 너무 좋아 연인관계로 발전했을 경우 관계가 지속되든 깨졌든 다시 한 작품에서 만나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편한 관계지만 적절한 거리가 있고, 서로 도움이 될거란 생각이 들 정도면 재회 확률이 높아진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경우 작품에 잘 어울리는 얼굴을 찾다가 장혁과 장나라에게 캐스팅을 제안했는데, 공교롭게 두 사람이 흔쾌히 캐스팅에 응하면서 재회가 성사된 경우다. 두 배우 모두 전작 '명랑소녀 성공기'에서의 호흡을 상당히 만족스러워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 제작사 관계자는 "캐스팅 과정에서 알게 됐는데, 이전에 두 배우의 소속사끼리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한 편 더 같이 해보자는 얘기를 주고받은 적도 있다고 하더라"고 전하며 "'명랑소녀 성공기'를 염두에 두고 캐스팅하지 않았지만 두 배우가 서로 공감대를 갖고 있었던 덕분에 운이 좋게 캐스팅이 쉽게 풀렸다"고 말했다.
간혹 서로 호흡이 좋았던 배우들이 함께 연기할 수 있는 작품을 찾아 동반 출연하는 경우도 있고, 한 배우가 캐스팅 된 후 상대역을 추천하면서 재회가 성사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때도 배우와 캐릭터가 잘 맞아야 한다는 건 철칙과도 같다. 장혁은 "같은 배우라도 다른 상황에서 만나면 느낌이 다를 수 있다"며 "'운명처럼 널 사랑해'가 '명랑소녀 성공기'가 방영되던 당시와 비슷한 복고적인 분위기를 갖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장나라와의 연기 호흡이 잘 맞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작이 어떤 성적을 거뒀느냐도 대단히 중요한 조건이다. 시청률이 다소 아쉬웠어도 웰메이드로 평가받는다면 재회의 요건이 된다. '조선총잡이' 홍보 관계자는 "'개와 늑대의 시간'이 시청률이 높지 않았음에도 이준기와 남상미를 좋아했던 드라마 팬들이 '조선 총잡이' 캐스팅 소식에 뜨거운 반응을 보여 놀랐다"고 전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