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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방송 전까지도 '운명처럼 널 사랑해'가 리메이크 드라마라는 걸 잘 모르는 시청자들이 꽤 많았다는 사실이다. '명랑소녀 성공기' 이후 12년 만에 만난 장혁-장나라 커플의 캐스팅 소식이 이슈를 선점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내에서 원작의 유명세가 비교적 덜했고 제작진이 리메이크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이유도 있었다. 홍보사 관계자는 "대만드라마 리메이크에 대한 선입견과 중국 수출용 드라마가 아니냐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리메이크라는 걸 굳이 강조하진 않았다"며 "'로비스트' 주찬옥 작가와 '안녕, 프란체스카'의 조진국 작가가 한국판 대본을 맡았는데 이들 작가진만으로도 충분히 승부수를 띄울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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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한국적 정서에 맞게 캐릭터와 세부 설정을 다듬었다. 남자주인공 캐릭터가 원작에선 이기적이고 진중한 성격인 반면 한국에선 코믹하고 과장된 느낌이 가미됐다. 미련할 만큼 착한 여주인공도 '오지랖녀'로 재탄생했다. 로켓이 발사되고 기차가 터널을 통과하는 장면으로 표현된 남녀주인공의 하룻밤은 아기자기한 떡방아 신으로 재치 있게 묘사돼 큰 화제를 모았다. 원작의 재미는 가져가되 한국적 상황에 맞는 매끄러운 각색이 더해진 덕분에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잘 만든 리메이크 드라마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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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치아키 역에는 주원이 일찌감치 낙점됐다. 문제는 노다 메구미다. 엉뚱하고 4차원적이지만 천부적 음악성을 지닌 노다 메구미 역을 누가 맡을지를 두고 온라인이 들끓었다. 우에노 주리는 마치 만화를 실사로 보는 듯한 코믹 연기로 캐릭터를 소화했다. 워낙 캐릭터의 개성이 뚜렷한 탓에 원작 팬들은 '한국판 노다메'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윤아, 천우희, 하연수, 이하나 등의 이름이 오르내렸고 그때마다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결국 기획 초반 캐스팅 물망에 올랐던 심은경에게 다시 그 역할이 맡겨지면서 비로소 캐스팅 논란도 잦아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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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국판 리메이크가 시청자들의 높은 기대치 만큼 좋은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겠는가 하는 의구심도 고개를 들고 있다. 만화처럼 기상천외한 캐릭터와 과장된 코믹 연기 등이 한국적 정서와는 좁히기 어려운 거리감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MBC '여왕의 교실'과 SBS '수상한 가정부' 등 일본 리메이크 드라마가 왜색을 걷어내지 못해 고전했던 사례도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