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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중계 리플레이를 기다리다 합의판정 제한시간인 30초를 넘기기도 했고, 25일 포항 NC 다이노스전에선 합의판정 이후 득점과 실점이 반복됐다. 1회 나바로의 견제사 때 합의판정으로 번복돼 선취점으로 이어졌지만, 6회엔 합의판정으로 내야땅볼이 내야안타로 바뀌면서 이닝 종료 대신 2사 1,2루가 된 뒤 뼈아픈 동점 스리런홈런을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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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제도를 시행하든 초기에는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다. 후반기 핫이슈로 떠오른 합의판정, 쟁점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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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감독은 "30초룰을 폐지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처음 합의판정을 시도한 24일 경기에서 문제가 생겼다. 크로스 타이밍에서 상대를 잡았다 생각했으나 세이프 판정이 내려졌다. 코칭스태프에게 원정 감독실에서 중계화면을 확인하도록 하고 그라운드로 나섰지만, 덕아웃에서 사인이 오지 않았다. 중계방송사에서 30초가 거의 다 지나서야 리플레이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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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측도 고충이 있다. 졸지에 책임을 떠안게 된 느낌이다. KBO 측은 방송사 측에 특별한 주문 없이 "평상시처럼 중계를 해달라"고 했지만, 이미 사실상의 비디오 판독 시스템인 합의판정이 시행된 이상, 예전과 같을 수는 없다.
MLB와 한국프로야구의 분명한 차이
류 감독은 시간 제한 문제는 제도 도입 후에 차차 만들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 지연 문제가 있다면, 일단 제도를 시행한 뒤에 늘어지면 제한하면 됐다. (시간 제한이 없는)메이저리그처럼 하면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처럼 감독들은 30초룰 폐지를 외치면서 미국의 사례를 든다. 사실 이러한 제도가 도입된 것 역시 메이저리그(MLB)의 영향이다. 전통과 역사를 가진 MLB에서도 사람의 실수를 인정하고, 기계의 힘을 그라운드로 가져왔다.
미국은 중계화면과 영상 판독 시스템이 다른 것이다. 화면을 참고하고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는데도, 판정 번복률은 절반이 조금 되지 않는다. 26일(한국시각) 현재 47.5%다.
반면 한국형 비디오 판독은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중계화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결국 명칭부터 '심판 합의판정'으로 갔다. 정확한 판정을 위해 중계화면의 도움을 받게 됐다고 보는 게 맞다. 합의판정 때 벤치와 심판이 판단하는 기준이 같아진 셈이다.
부담감 큰 첫번째 합의판정 요청, 기회를 줘야 한다
만약 30초룰 폐지가 힘들다면, 합의판정 신청 횟수에 대한 재고가 필요한 게 아닐까. 합의판정 역시 MLB의 챌린지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최초 신청에서 판정이 번복되지 않으면 두번째 기회는 사라진다.
현행 시스템에선 감독들이 섣불리 합의판정을 요청하기 힘들다.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합의판정을 요구했다가 실패할 경우, 후폭풍을 감당하기 힘들어진다.
만약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합의판정을 요구할 만한 상황이 또다시 발생한다고 가정해보자. 앞서 합의판정 시도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이런 상황에선 아예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 명백한 오심이라도 발생했다면 그 팀은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최초에 합의판정을 신청해 기회를 날린 감독에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것이다.
류 감독은 "합의판정을 왜 하는 것인가. 오심을 잡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만약 리플레이를 참고하지 못하고 감으로 하게 되면, 기회를 주던지 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번복이 안 됐을 때 기회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어떤 감독이 마음놓고 합의판정 요청을 하겠나"라고 했다.
명백한 오심을 잡기 위해서 제도를 도입했지만, 애매한 상황 역시 기계의 힘을 빌려 판단이 가능해졌다. 합의판정의 '목적'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논란이 될 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판정번복이 가능해졌기에, 승부의 향방을 바꿀 수 있다.
만약 횟수 제한이 없다면, 경기 지연은 물론 이 부분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횟수 제한은 분명히 필요하다. 하지만 최초 합의판정 시도가 실패할 경우에 두번째 기회를 뺏는 건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이 부분만 개선돼도 현장의 부담은 확 줄어들 것이다.
포항=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