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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시 영화 얘기로 돌아오자 배우 최민식으로 돌아와 있었다. 왜 이순신 장군 연기가 힘들었는지 설명하는데만도 30분이 훌쩍 지나갔다. 최민식이 말하는 '명량'이 힘들었던 점은 이렇다. 하나 "가볍고 경쾌한 스타일에 물든 관객들이 이렇게 묵직한 작품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둘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욕먹는 캐릭터." 셋 "무려 이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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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적으로 성공을 바라지 않는 배우가 어디있겠습니까. 그런데 요즘 관객층은 젊잖아요. 굉장히 감각적이고 빠르니까 이런 작품은 힘들어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하지만 반드시 만들어져야 하는 작품이기도 했죠. 젊은 친구들에게는 잊고 살았던 우리 역사를 살리는 작품이 될 것이고 중년층에는 예전에 배웠던 명량대첩이라는 것을 실제 눈으로 볼 수 있는 작품이 될테니까요. 기술은 많이 발전했으니까 잘 만든 상업영화가 되면 성공이겠다 했죠." 첫번째 딜레마에 대한 최민식의 변이다.
두번째 딜레마에 대해서는 조금 더 담담했다. "배우는 태생적으로 비교 당하는 직업이에요.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사도 비교를 하는데요. 그런 것 기분 나빠하면 배우 못하죠. 다 관심이라고 생각해야죠. 물론 관객들은 '충무공 영화인데 잘못 만들기만 해봐라'라고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볼 거에요. 그래서 우리가 더 열심히 해야했던 거죠. 물론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장수니까 용맹한 모습 보여주고 거북선 무너질 때 절망감에 소리 한 번 지르면 끝이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죠. 대중들은 그정도의 이순신 장군을 원한 건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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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이순신'에서 이순신을 연기했던 김명민 이야기도 나왔다. "정말 훌륭하고 당시에는 절실했던 배우죠. (김)명민이가 잘해놨기 때문에 더 부담도 됐죠. 하지만 김명민의 이순신과 내가 하는 이순신은 달랐던 것 같아요. 배우는 작품과 인연이 있는 것 같아요. 아무리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이라도 다 참여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명량'만 해도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걸 어떻게 만들어'라고 했어요."
세번째 딜레마. 범접하기 힘든 조건이었다. "나도 평범한 사람들처럼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는 교과서에서 본 것이 전부였어요. 그러다 캐스팅이 되고 공부를 하면 할 수록 그 분이 완벽한 인격체라는 사실에 놀랐죠. 명량대첩만 봐도 죽음에 직면했던 사람인데 정말 열악하고 절망적인 상황이었잖아요. 보통 사람같으면 권율 장군이 육군에 합류하라고 했을 때 '될대로 돼라'면서 따르지 않았겠어요? 그런데 이순신 장군은 수군을 지켰죠."
그리곤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김한민 감독을 만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 놈의 술이 문제예요. 이제부터 일 얘기는 커피마시면서 하려고요.(웃음) 순천만 식당에서 같이 소주를 마시면서 넘어가 버렸죠. 김 감독에게 이야기를 듣는데 짜릿했어요. 욕심도 생겼고요. 그런데 문제는 개고생이었죠. 그리고 촬영하면서 또 '왜 한다고 했을까' 후회했죠."
'명량'은 개봉 전부터 속편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명량'이 잘되면 '한산'이나 '노량'도 만들 수 있지 않겠어요? 아직 구체적으로 된 것은 아니지만 김 감독도 하고 싶어하죠. 그런데 저는 일단 다시 못하겠다고 했어요. 3부작을 하면 이순신 장군 이미지로 완전히 각인될 것 같아서요. 저는 아직 해보고 싶고 할 수 있는 연기가 많은데 굳어지면 힘들잖아요. 어떤 한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은 기쁨일 수 있지만 배우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일단은 '안한다'고 했는데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바뀔지 또 모르죠.(웃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