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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거인 모비스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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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모비스는 존스컵의 성적에는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전지훈련 기간에 감독과 주전 선수들이 빠지다보니 백업 선수들에게 보다 많은 경기 경험을 쌓게하려고 존스컵 참가를 결정한 것이었다. 자체적으로 "망신은 당하지 말자. 3승 정도로 4~5등만 해도 만족"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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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3차전에서는 77대93으로 크게 졌지만, 이게 오히려 보약이었다. 이날 경기 후 김 코치는 선수들에게 다시 기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송창용과 전준범 등 비주전 선수들은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이를 악물었다. 이후 모비스는 일본과 이란, 요르단, 대만 A대표팀을 연파하며 5승2패로 예선라운드를 마쳤다. 이집트, 미국, 대만A대표팀과 함께 다승 공동 1위였지만, 골득실에서 밀려 4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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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언론, 감동의 찬사를 보내다
그렇지만 우승은 대만의 것이 아니었다. 모비스가 잡아버렸다. 대만 현지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러나 대만 현지 분위기는 금세 바뀌었다. 모비스의 투혼에 감탄한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모비스 선수단이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있다. 매 경기 후 이어지는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팀을 이끄는 김 코치에게 향하는 대만 현지 취재진의 질문은 늘 같았다. "8명의 선수만 가지고 경기를 치르는 것이 힘들지 않은가. 선수들의 체력을 어떻게 유지하고 있나"였다.
하도 같은 질문이 매번 나오는 바람에 사람좋은 김 코치도 대회 막판에는 황당함을 넘어 짜증스러워 할 정도였다. 대만 취재진이 이렇게 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일단 존스컵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여기에 한국 프로리그 2연속 챔피언팀이 참가한다는 소식에 큰 기대를 품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타이페이에 온 모비스는 온전한 팀이 아니었다. 감독과 주전이 대부분 빠져 있었고, 선수들은 겨우 8명 뿐이었다.
의구심이 커질 만한 상황이다. 한 현지 취재진은 "모비스가 존스컵을 우습게 보는 것 아닌가"라는 말도 했다.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매번 설명했지만, 현지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모비스는 진정한 실력으로 그 의구심을 말끔히 씻어냈다. 코트에 나온 모비스 선수들은 악착같이 뛰었다. 탄탄한 수비와 뛰어난 야투성공률은 이번대회 모비스가 거둔 최고의 성과다.
그러자 대만 취재진의 시각도 감동으로 바뀌었다. 이번 대회 주관방송사인 '비디오랜드'의 스포츠채널 국장 데이비드 웬은 "처음 KBL 우승팀이 대회에 참가한다고 해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선수가 8명 밖에 되지 않아 의아했다. 또 9일간 9경기를 치르는 일정이라 소규모 선수단인 모비스가 이렇게까지 놀라운 성적을 내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며 대회 초반 현지 취재진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회의적인 시각이 바뀌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웬 국장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는 모비스에 대해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모비스야 말로 이번 대회에서 진정한 프로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모비스가 이뤄낸 또 다른 기적의 증거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