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선발 투수들이 유니폼을 바꿔입은 것 같다.
외국인 투수 3명에 이재학까지 최강의 선발진을 자랑했던 NC와 허약한 선발진 때문에 전반기에 악전고투를 했던 한화. NC는 막강 선발진을 앞세워 창단 2년 만에 포스트 시즌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에는 6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2위 넥센 히어로즈에 2경기차로 따라붙었다. 지난 주까지 6연승을 거두는 동안 4경기에서 선발 투수가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불펜까지 안정을 찾으면서 6승 중 4승을 1점차 승리로 장식했다.
6연승 중이던 NC와 8월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최하위 한화의 주초 2연전. 한화가 아무리 좋은 분위기라고 해도, 무게중심은 NC로 살짝 기우는 듯 보였다. 올해 마지막 2연전 전까지 NC는 시즌 전적 10승4패로 한화를 압도했다.
그러나 전혀 다른 그림이 나왔다.
한화 타선의 집중력에 NC 선발투수가 이틀 연속 조기강판됐고, 한화 선발진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2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 선발 등판한 NC 에이스 찰리는 3이닝 동안 6안타 7실점하고 강판됐다. 2회 한화 2번 타자 송광민에게 맞은 만루홈런이 결정적이었다. 2회에만 6점을 내준 찰리는 3회 2사 후에 볼넷 1개와 안타 2개를 허용하고 1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올 시즌 최단 이닝 강판이다.
반면 한화 선발 이태양은 6⅓이닝 5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이 경기에서 자신의 한경기 최다인 9개의 삼진을 잡았다. 한화의 7대3 완승.
전날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26일 경기에서 한화 타선은 초반에 집중력을 쏟아내며 NC 선발 이재학을 일찌감치 끌어내렸다. 이재학은 제구력 불안을 노출하며 3⅔이닝 5안타 5볼넷 3실점하고 교체됐다. 송광민이 이재학을 상대로 2안타 3타점을 터트려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이날 한화 선발 타투스코는 7⅓이닝 3안타 1실점으로 호투, 3대2 승리룰 이끌었다. 지난 6월 말 한화에 합류한 후 자신의 최다이닝 투구였다.
전반기 내내 선발투수들의 부진으로 고전하던 한화가 최근엔 선발야구로 분위기를 일신했다.
22일 SK 와이번스전부터 27일 NC전까지 5경기 연속으로 선발 투수가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22일 SK전에서 6⅔이닝 2실점(1자책)을 기록한 이태양은 8월 11일 LG 트윈스전부터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다.
선발진이 안정을 찾자 상승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3연승을 달린 한화는 8월 들어 11승6패, 승률이 무려 6할4푼7리다. 최악의 시즌이었던 지난 해 승수 42승(1무85패)을 넘어 25경기를 남겨놓고 43승(1무59패)을 거뒀다.
순위싸움을 벌이고 있는 팀들에게 한화는 저승사자나 다름없다. 이번달에 열린 LG, 두산과의 2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두 팀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다. 6연승 중이던 NC까지 2연패로 몰아넣었다.
이제 8위 SK 와이번스와의 간격도 1.5게임차로 줄었다. 이제 탈꼴찌를 물론, 4위까지 노려볼만 하다. 20경기 이상 남아있는 상황에서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 한화의 역습에 막판 프로야구가 뜨겁게 달아오를 것 같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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