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부터 3일 동안 SBS스포츠의 프로야구 중계현장에 일본 프로야구의 니혼햄 파이터스의 직원과 니혼햄 중계를 담당하는 방송관계자 13명이 찾아왔다. 이번 방문은 니혼햄 측의 "한층 더 세련되고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는 중계영상을 만들고 싶다"는 요청에 SBS스포츠가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실현됐다.
일본의 야구중계 사정은 한국과 다르다. 일본은 한국처럼 케이블채널을 시청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지상파의 비중이 크다. 그런데 지상파의 야구중계 횟수가 적어 야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 특히 젊은 세대가 야구에 접촉할 기회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야구중계는 가입자가 많지 않은 케이블채널을 통해서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차분한 그림이 일본에서는 일반적이다.
니혼햄은 홈 지역인 홋카이도에서 홈 경기의 대부분이 지상파로 중계되고 있다. 시청률도 약 10%를 유지할 정도로 좋은 환경이다. 하지만 구단에서는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팬 층을 개척하지 않고는 미래는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니혼햄은 홈 경기 영상을 구단과 스포츠채널 방송사가 함께 만들어 지상파에 제공하고 있다. 이번 한국방문은 구단과 방송사가 라이벌 아닌 동반자로 시찰하러 왔다.
그들은 한국의 중계현장을 보고 일본과 크게 두 가지 차이가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장비다. 니혼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카메라 수가 7~8대 정도이고, 지상파에서는 여기에 2∼3대를 추가하는데, 한국은 항상 13대로 운영하고 있다"며 장비의 사용법도 다르다고 했다. 그는 "일본은 경기 상황을 전하려고 주자나 수비위치를 알려주는 전체적인 화면이 많은데, 한국은 대결에 포커스를 맞춘 영상이 많은 것 같아요"라고 했다.
두 번째는 인력이다. 니혼햄 관계자는 "한국은 4개 스포츠채널이 주로 중계를 하니까 한 회사가 100경기 이상 담당하죠. 그래서 스태프들의 경험이 많고 높은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슬로우맨(슬로 모션을 조작하는 인원)이 빠르게 영상을 준비하는 기술은 일본에서는 보기 힘듭니다"라고 한국 중계팀의 기술력과 숙련도를 높이 평가했다.
니혼햄이 제작한 중계영상을 SBS스포츠의 PD가 보고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그 영상은 지난 8월의 경기였는데, 영상을 본 PD는 "제가 2006년 요미우리 이승엽 선수의 경기를 봤을 때와 별 차이가 없고 심심한 느낌입니다. 또 선수의 샷이 없어 팀 내에서 누가 스타 선수인지도 모르겠어요"라고 첫 인상을 솔직하게 말했다.
그 말은 들은 니혼햄 직원은 "사실 자존심이 상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 PD의 한 마디를 시작으로 서로의 의견이 활발히 개진되고 가치있는 교류의 시간이 됐다.
이번 한국 방문을 기획한 니혼햄의 사업 통합 부본부장은 "국내에만 있으면 자기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합니다. 또 메이저리그를 참고하려면 '문화가 다르다'는 이유로 받아 들이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본과 비슷한 감각을 갖고 있는 한국을 보는 것이 방송국 관계자들에게 자극이 돼 영상개혁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합니다"고 말했다.
니혼햄은 향후 중계부문에 대해 한국에 비해 부족하다고 느꼈던 장비나 인력에 대해 투자를 할 생각이다. 한국에서 자극을 받은 결과가 앞으로 니혼햄 중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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