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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는 각국에 '대한민국 인천'을 전파하는 매개다 . 이들의 눈에 비친 인천이 아시아 전역에 그대로 전해진다. 지난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각국 기자들이 소셜네트워스서비스(SNS)에 찍어올린 황당한 화장실과 흙탕물 욕조 사진이 전세계에 퍼져나간 것이 대표적인 예다. 가장 먼저 인천에 첫발을 내딛은 미디어의 첫 인상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14일, 가장 먼저 막을 올린 남녀 축구 예선전 현장 시설과 운영 실태는 허점투성이였다. 14일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열린 여자축구 인도-몰디브전, 인도가 15대0으로 대승했다. 기록지를 요구하자, 현장에 배치된 스태프들이 우왕좌왕했다. 15골이 터지는 바람에 득점 장면을 줄줄이 놓쳤다. 기록지는 실시간으로 작성되지 않았다. 해당국가에 직접 문의해야 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곧바로 이어진 한국-태국전 경기 시작 30분 전, 선수 엔트리를 요청하자, 취재진이 너무 많이 와 준비가 안됐다는 생뚱맞은 대답이 돌아왔다. 장내 아나운서는 한국 골키퍼 전민경의 이름을 영어표기(Jun Minkyung)만 보고 "'준'민경"으로 호명했다. 안방에서 자국선수 이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이날 인천문학경기장에서 펼쳐진 남자축구 사우디-라오스전도 마찬가지였다. 라오스 감독의 이름이 표기되지 않았다. 경기후 감독 기자회견을 진행한 미디어 담당관도 감독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 1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북한-중국전 기자회견은 가관이었다. 대부분이 한국 취재진임에도 불구하고, 미디어담당관은 한국어 없이 영어통역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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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여자축구 일본-중국전 현장은 더욱 심각했다. 2011년 FIFA 여자월드컵 우승, 2012년 런던올림픽 은메달에 빛나는 일본의 여자축구 열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당연히 구름 취재진이 예상됐다. 40여 명의 일본 취재진이 몰려들었고, 라이브 중계도 이뤄졌지만, 기자석은 턱없이 부족했다. 송고 시간이 닥쳐오자 일본 기자들은 울상이 됐다. 본사로 전화해 현장 상황을 전하는 일본 기자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어떻게 이런 경기장에서 경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기자석도 없고, 무선 인터넷도 안잡힌다. 주변 환경이 무섭다. 어떻게 돌아갈지도 모르겠다. 인포메이션 센터도, 물어볼 사람도 안보인다." 그야말로 '멘붕(멘탈붕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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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인천아시안게임 선수촌에 입촌한 각국 선수단의 불만도 줄을 이었다. 일본 주요 언론들은 16일 '일본 남자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선수촌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22층을 도보로 왕복했다'고 전했다. 미드필더 노쓰다 가쿠토는 TBS와의 인터뷰에서 "(22층까지 오르내리는 게) 솔직히 힘들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들 뿐만 아니라 타 동에 위치한 선수들도 엘리베이터 고장 문제로 곤욕을 치른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남자 배구 대표팀의 고시카와 유우(JT)는 "엘리베이터가 움직이지 않아 17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갔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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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비판 보도와 관련,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내에서 '작은 대회'를 운영하다보니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선수촌이 대회 직후 일반 분양될 예정이기 때문에 건물 손상을 최대한 줄여야 하고, 예산 부족 문제도 크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냉난방 문제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에서 9~10월 한국의 평균기온을 고려해 이미 동의가 된 부분이다. 필요한 경우 담요와 선풍기를 지급하고 있으며, 유료로 에어컨도 대여하고 있다. 방충망과 관련해서는 각 선수단에 훈증기를 지급한 것으로 안다. 엘레베이터와 배수 문제도 해결했다"고 덧붙였다. "도하, 광저우때처럼 넉넉한 환경을 제공하지는 못할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겠지만, 선수단과 시민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