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남자자유형 200m 경기를 앞둔 문학박태환수영장, 안방 응원 열기는 뜨거웠다.
박태환을 한결같이 응원해온 '박태환갤러리' 회원들은 입장하는 관중들에게 'Go PARK! 아직 끝나지 않은 레이스'라는 문구가 새겨진 노란 응원카드를 배포했다. 런던올림픽 이후 변변한 후원사 없이 나홀로 외롭게 물살을 가른 '수영영웅' 박태환을 향한 든든한 스폰서를 자청했다. 문학박태환수영장은 박태환을 응원하는 노란 물결로 물들었다. 박태환을 연호하는 함성이 수영장을 가득 채웠다. 가슴 뜨거운 광경이었다.
문제는 그 후였다. 수영장은 축구장과 다르다. 0.01초를 다투는 박빙의 승부, 손끝 하나의 움직임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기록종목인 만큼 출발선에 들어선 선수들은 대단히 예민하다. 당일 날씨, 수영장 온도, 수심, 물의 저항, 모든 조건에 민감하게 좌우된다. 긴장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부담감과 긴장감은 몸으로 전달된다. 박태환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헤드셋은 수영장 안팎 소음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차단해, 오직 자신에게만 집중하기 위한 유일한 '보호장비'다.
자유형 200m 예선, 선수들은 스타트를 2번 해야 했다. 스타트 신호음을 듣기 위해 온몸의 힘을 다해 집중하고 있는는 찰나, 한 관중이 응원구호를 외쳤다. 스타트시에는 응원을 자제해달라는 장내 코멘트에 이어 다시 선수들이 출발자세를 취했다. "짜요~쑨양"이라는 한 중국팬의 외마디 구호에 한 한국 팬이 질세라 "박태환!"을 외쳤다. 응원이 아닌 방해가 됐다.
각국 선수의 이름이 호명될 때 뜨거운 박수로 파이팅을 독려하는 것이면 족하다. 1번 레인의 선수가 소개되는 와중에도 "박태환!"의 이름을 연호하는 것은 안방응원의 매너가 아니다. 조국의 무게를 어깨에 짊어지고 헤엄치는 박태환에게도 오히려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선수들이 스타트대에 올라서면 일단 응원은 멈춰야 한다. 수영선진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대회에서 관중의 괴성으로 인해 스타트를 다시 하게 되는 경우는 대단히 드물다. 지난 4년간 이순간을 위해 준비해온 모든 것을 펼쳐보일 수 있도록 지켜보는 것, 그리고 레이스를 진심으로 즐기는 것 그것이 박태환과 선수들을 위한 '응원'이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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