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문화재단이 대전예술의전당과 함께 베르디 초기의 걸작 오페라 '나부코'를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선보인다. 24일부터 26일까지 대전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이 이어진다.
개관 초기부터 '토스카'(2008), '사랑의 묘약'(2009), '라 보엠'(2010) 등을 공동 제작해온 고양문화재단은 2012년 예술감독 체제를 도입해 체계적인 오페라 제작 시스템을 갖춰 '피가로의 결혼'(2012), '카르멘'(2013) 등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여왔다.
올해 '나부코'에는 오페라 대중화에 힘써온 정은숙 예술감독과 선 굵은 연주로 정평이 난 지휘자 장윤성 등 베테랑 군단이 호흡을 맞춘다. 여기에 '노르마'를 통해 유럽에서 기량을 인정받은 소프라노 박현주가 아비가일레로, 풍부한 성량의 바리톤 김진추가 나부코로, 검증된 베이스 함석헌이 자카리아로, 정교한 발성과 마음을 움직이는 음색의 테너 윤병길이 이스마엘레로 선발되는 등 정상급 성악가들로 진용을 꾸렸다.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으로 유명한 '나부코'는 1842년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된 베르디의 세 번째 오페라다. 성악 못지않게 극의 비중을 강화한 베르디 오페라의 특색이 잘 드러나 있으며, 당시의 전통을 거스르는 대담하고 거친 음악을 사용하여 베르디에게 큰 성공을 가져다줬다.
'나부코' 히브리인들이 바빌론에 강제로 끌려간 사건인 '바빌론 유수'라는 구약성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젊은 연출가 김태형은 이번 '나부코'를 시대와 종교를 초월한 공감과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 새롭게 해석해 눈길을 끈다. 나부코와 히브리인들의 충돌을 단순히 이교도와 기독교인의 대립이 아니라, 다른 가치관을 가진 두 세계의 갈등으로 바라본다. 바빌론의 정복왕 나부코는 물질과 기계 문명을, 핍박받는 히브리인들은 정신 및 자연 문명을 대변하는 인물로 각각 설정돼 있다. 나부코로 상징되는 물질 및 기계문명이 히브리인들로 상징되는 정신 및 자연문명을 무력으로 짓밟으려하지만, 결국 그 문명의 가치를 깨닫는다는 의미를 일깨운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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