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를 보니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승을 거둔 배상문(28)에게 가장 큰 스승은 어머니 시옥희씨다. 시씨는 아들의 성공을 위해 인생을 바친 대표적인 '골프맘'이다. 싱글맘으로 아들을 골프 선수로 키우기 위해 안해본 게 없다. 대회장까지 차를 몰고, 캐디를 보고, 경기가 끝나면 아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는 등 온갖 고생을 다했다. 심지어 돈이 없어 돈이 되는 것은 모두 내다 팔았을 정도다. 배상문은 늘 골프 선수로 성공해야하는 첫 번째 이유로 "고생한 어머니를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배상문을 이야기할때 어머니 시씨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시씨는 어려서부터 아들의 스윙을 지켜봤기 때문에 그 어떤 프로보다 배상문을 잘 안다. 좀처럼 아들을 칭찬하지 않는다. 지난해 PGA 투어 첫 승을 거둔 이후 배상문이 슬럼프를 겪자 시씨는 경상도 사투리로 "금마(걔)는 아직 멀었어예. 연습을 그렇게 안하는데 성적이 나겠습니꺼"라며 냉정하게 평가했다.
2승을 거둔 13일 전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시씨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시씨는 "오늘(마지막 라운드)은 좀 흔들렸지만 어제까지 보니까 많이 좋아졌더라. 이제는 좀 달라질 것 같다"며 칭찬했다.
시씨는 배상문의 변화가 정신적인 부분에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첫 승은 연습을 많이 하지 않고 얻은 우승이었다. 그래서 조금 거만했다"며 "지난해 성적이 좋지 않았던 건 그만큼 절실하지 않았고, 연습도 소홀하게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즌 중간에 지금의 캐디를 또 바꾸고 싶다고 하길래 좋은 캐디이니 그냥 하라고 타일렀다"며 "그만큼 작년엔 정신을 못 차렸다"고 했다. 시씨는 "올해는 확실히 달랐다. PGA 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탈락한 뒤 귀국해서 3주 정도 한국에 머물렀다. 절박함이 보였다. 혼자서 연습도 많이 했다"며 "이번 대회를 보니 샷도 좋아졌고, 그린에서 라이를 보는 법도 달라졌더라"고 분석했다. 시씨는 "지난번엔 역전 우승을 했고, 이번엔 선두로 나서 1위 자리를 지켰다. 좋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더 좋아지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배상문은 다음주 열리는 PGA 투어에 출전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또 다음달 6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신한동해오픈에 출전해 국내팬들을 만난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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