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독일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면서 200년된 장수 독일 브랜드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가 사용하는 우스토프 칼과 소설가 김훈이 애용하는 파버 카스텔 연필은 모두 200년 역사를 지닌 독일 기업들이다. 두 기업은 대를 이어 각각 칼과 연필 한 분야만 고집스럽게 만들었다는 공통점과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지니고 있다는 게 눈길을 끈다.
삼지창 칼로 유명한 우스토프(Wusthof)는 1814년 독일의 졸링겐(Solingen)지역에서 설립된 칼 전문 기업으로, 올해 200주년을 맞았다. 프리미엄 나이프 브랜드로 자리잡은 우스토프는 현재 하랄드 우스토프(Harald Wusthof)가 경영 중이며 7대에 걸쳐 세계적 명성을 키워온 기업이다. 우스토프는 중세시대부터 칼 제조업으로 유명했던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의 졸링겐에서 모든 공정을 거쳐 칼을 완성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독일 졸링겐 지방은 cutlery(나이프, 포크, 스푼) 분야에서 전 세계의 수도로 칭송될 정도로 유명한 지역이다. 독일 현지에서도 'Made in Germany(독일 생산품)'제품과 'Made in Solingen Germany(독일 졸링겐 생산품)'제품으로 구분해 불릴 정도로 차별화돼 있다.
우스토프는 독일산 원료로 제품을 생산할 경우에만 'Made in Solingen Germany'란 문구를 사용한다. 이런 장인정신 때문에 우스토프 제품은 전 세계 요리 전문가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찾는 프리미엄 나이프로 자리잡았다. 우스토프는 지난 2004년 이래 국제 요리 아카데미로 잘 유명한 파리의 르 꼬르동 블루와 독점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한국에선 숙명여자대학교 내의 르 꼬르동 블루 요리전문학교에서 공식 칼로 사용 중이다.
'육각 색연필'로 알려진 필기구 회사 파버 카스텔은 252년 된 장수기업이다. 한 자루에 1000원 남짓인 값싼 연필이라도 파버 카스텔 브랜드가 붙으면 신뢰를 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파버 카스텔은 18세기 독일 뉘른베르크 인근 소도시 슈타인에서 시작됐다. 지금까지 대도시로 본사를 옮기지 않고 여전히 고향을 지키고 있어 슈타인 지역경제의 버팀목이기도 하다. 독일 공장을 체코로 이전하면 임금을 1/3로 줄일 수 있지만 30년 이상의 숙련 노동자를 위해 공장을 유지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파버 카스텔은 8대째 이어져온 장수 가족기업으로 세계 최초로 연필에 육각형 디자인을 도입했고 끊임없는 R&D를 통해 최고의 연필을 만들고 있다. 현재 최고경영자(CEO)는 창업주 카스퍼 카스텔부터 8대손인 안톤 V G 폰 파버 카스텔이다.
기업의 생명력이 점차 짧아지는 가운데, 200년이란 긴 시간을 지켜오고 있는 독일 기업과 브랜드가 새삼 주목받는 요즘이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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