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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맘껏 활용했다. 장재석 이승현 허일영 등 장신 포워드들을 동시에 투입하며 LG의 높이를 무력화시켰다. 특히 스몰포워드와 파워포워드를 완벽하게 소화한 이승현(16득점, 4어시스트, 5리바운드)은 자신의 전술적 가치를 극대화시켰다. 이 부분이 승부처에서 LG 공수 밸런스의 균열을 일으켰다. 왜 그가 올 시즌 1순위인 지 입증한 경기. 반면 LG는 문태종과 김종규가 대표팀 차출로 인한 체력적인 부담을 여전히 이겨내지 못했다. 여기에 시즌 전 몸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한 데이본 제퍼슨의 부진이 겹쳐지며 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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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여유가 있었다. 개막 이후 3연승. 이날 승리를 거두면 오리온스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개막전 4연승을 기록한다. 중요한 것은 경기력이었다. 수준급 포워드들이 즐비한 오리온스는 완벽한 내외곽의 밸런스를 유지하며 상대를 압도했다. 문제는 LG 김종규. 추 감독은 "여러 옵션이 있다. 일단 이승현을 매치업 상대로 붙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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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쿼터는 철저한 힘대결. 오리온스는 이승현이 김종규를 마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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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규는 1분59초를 남기고 돌파 후 이승현의 마크를 뚫고 레이업슛을 성공, 파울까지 얻어냈다. 정석적인 '3점 플레이'. 추일승 감독은 이승현을 장재석으로 교체했다. 장재석이 있는 오리온스 입장에서는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 김종규는 48초를 남기고 3점슛 라인 부근에서 중거리슛을 또 다시 성공시켰다. 3.4초를 남기고는 페이크 이후 날카로운 골밑돌파로 파울을 얻어 자유투 2개를 넣었다. 결국 LG는 20-19로 앞선 채 1쿼터를 끝냈다. 1쿼터에만 9득점. 대표팀에서 성장한 김종규의 활약이 돋보였던 1쿼터.
경기 전 김 진 감독은 "사실 문태종이 너무 힘들어한다. 20분 내외로 출전시간을 조절해 주고 싶은데, 기승호의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25분 정도를 소화하고 있다"고 했다.
LG는 2쿼터 문태종을 투입했다. 미스매치를 이용해 골밑돌파한 뒤 김종규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건넸다. 김종규는 깨끗하게 중거리슛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오리온스는 풍부한 선수층을 활용, 추격을 계속했다. LG는 제퍼슨 대신 메시를 교체투입하며 골밑을 강화했다. 그는 연이은 골밑슛을 성공시켰다. 오리온스는 더블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27-30으로 뒤진 오리온스는 길렌워터가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시하며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분위기 상 매우 좋지 않은 파울.
이때 이승현이 돋보였다. 골밑에서 스틸을 한 뒤 곧바로 3점포를 터뜨렸다. 하지만 LG는 유병훈과 김영환의 연속 3점포가 나왔다. 오리온스 외곽 수비가 순간적으로 흐트러졌다. 골밑 메시의 묵직한 움직임에 대한 부담감도 동시에 작용했다. 37-30까지 스코어는 벌어졌다. 오리온스의 길렌워터의 테크니컬 파울에 의해 교체로 투입된 가르시아가 무리한 공격을 연이어했다.
경기 전 추일승 감독은 "길렌워터는 괜찮다. 그러나 가르시아가 10~15분 정도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개인적인 플레이가 많았다. 제대로 된 스크린을 하지 않고 개인 공격에만 몰두하는 모습. 2분28초를 남기고 가르시아는 골밑슛에 의한 자유투를 얻었다. 들어갔지만, 그렇게 탐탁치 않은 3점 플레이.
불안한 오리온스의 밸런스를 다시 이승현의 슈퍼플레이가 잡아줬다. 골밑에서 블록슛을 한 뒤 골밑에서 득점에 성공했다. 오리온스는 계속 가르시아를 활용했다. 메시의 느린 기동력 약점을 노리는 모습. 3점라인 밖에서 볼을 잡은 뒤 골밑돌파를 여러차례 했다. 막판 5득점을 했지만, 효율성의 측면에서는 의문이 있었다. 특히 집중력이 배가되는 플레이오프에서는 가르시아의 개인플레이는 팀에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2쿼터 10점을 올렸지만, 2점슛 야투율은 40%. 오리온스가 앞으로 우승을 위해 해결해야 할 약점의 단면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
결국 43-40, LG의 3점차 리드로 전반전은 끝났다.
●3쿼터=오리온스 강력한 빅 라인업
오리온스는 한호빈의 자유투 2개와 길렌워터의 골밑슛으로 가볍게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김강선이 잔부상으로 물러가자,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회심의 카드를 내밀었다.
이승현과 장재석을 함께 코트에 내보냈다. 오리온스는 빅 라인업이 됐다. 장신 포워드 허일영(1m95)까지 있었다. 이승현이 파워포워드 뿐만 아니라 스몰포워드로서도 공수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위력적이었던 카드.
이승현은 곧바로 3점포를 터뜨렸고, 길렌워터가 다시 득점에 성공했다. 반면 LG는 공격옵션이 마땅치 않았다. 스크린을 이용하면, 오리온스는 즉각적인 스위치 디펜스로 대응했다. 몸을 제대로 만들지 않은 제퍼슨의 개인기를 이용한 공격도 여의치 않았다. 결국 오리온스는 5분29초까지 완벽히 코트를 지배했다. LG를 1득점으로 묶고 16득점을 올렸다. 56-44, 12점 차 오리온스 리드.
LG는 설상가상이었다. 제퍼슨과 메시가 모두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메시는 1대1 포스트업 공격에서 팔꿈치를 이용했다며 네번째 파울을 받았다. LG 김 진 감독은 강력한 항의로 테크니컬 파울을 받기도 했다.
LG는 문태종이 노련한 플레이로 자유투로 연속 4득점. 그러나 2분38초를 남기고 얻은 자유투 3개를 모두 놓쳤다. 자유투가 모두 짧았는데, 그만큼 체력적인 부담이 많았다. LG는 외국인 선수를 모두 빼고 2-3 지역방어를 쓸 수밖에 없었다. 길렌워터와 가르시아의 골밑공격을 견제하기 위한 궁여지책. 그러나 이승현이 또 다시 3점포를 가동하며 LG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결국 65-55, 오리온스의 10점 차 리드.
●4쿼터=오리온스 풍부한 선수층, 폭발했다.
올 시즌 오리온스는 강력한 다크호스다. 외국인 선수가 부상당하지 않는 한 4강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 포워드진이 워낙 좋은데다, 이현민 한호빈의 가드진도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전술적인 측면에서 뛰어난 추일승 감독의 지휘력도 있다.
기본적으로 오리온스는 공격 옵션이 다양하다. 골밑이 강하지만, 상대팀의 더블팀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슈터도 있다.
상승세를 탄 오리온스는 거침없이 질주했다. LG는 김종규와 문태종의 체력저하로 외곽 수비 로테이션이 제대로 돌지 않았다. 골밑에서 길렌워터와 가르시아가 워낙 공격적인 성향. 때문에 오리온스는 골밑에서 외곽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빼줬다. LG의 숨통을 끊은 것은 전정규였다. 운동능력은 떨어지지만, 외곽슛만큼은 오리온스에서 가장 정확한 선수.
전정규는 4쿼터 46초에 3점포를 가동시킨 뒤 잇따라 3방의 3점포를 터뜨렸다. 스코어는 75-55, 무려 20점 차의 오리온스 리드. 올 시즌 오리온스의 강해진 힘을 느껴질 수 있었던 장면. 7분56초나 남았지만, 사실상 승부가 끝난 순간이었다. 고양=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