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는 6승2패다. 선두 오리온스에 1.5게임 뒤져있는 2위다.
순탄한 출발이다. 시즌 전 팀의 상태를 보면 200%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성적만 보면 그렇다.
하지만 유재학 감독은 계속 얼굴을 찌푸린다. "제대로 된 경기력이 계속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운이 좋아서 이긴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은 사실이다. 모비스는 LG와 오리온스에게만 패했다. KCC전에서는 김태술이 없었다. SK전에서는 심스가 없다. 삼성전에서는 키스 클랜턴이 부상으로 빠졌다. 전자랜드는 올 시즌 최악의 경기를 모비스전에서 했다. 확실히 행운의 측면이 있다.
하지만 승부는 상대적이다. 모비스 역시 좋지 않았다. 함지훈이 수술 후유증에서 여전히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양동근은 대표팀 차출로 인한 체력적인 부담이 많다. 로드 벤슨은 구단에 대한 항명으로 퇴출됐다. 게다가 철저한 준비를 선호하는 유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김재훈 조동현 성준모 코치가 잘 지도했지만, 유 감독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때문에 유 감독은 "아시안게임을 갔다 와서 시즌을 준비할 때 걱정이 정말 많았다. 5할 승부를 예상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잘 나간다. 하지만 유 감독은 미간의 주름을 여전히 펴지 않고 있다.
경기 내용을 보자. 삼성전은 라틀리프가 부진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간의 손발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 결국 경기내내 삼성에 고전하다 겨우 이겼다. 전자랜드전은 대승을 거뒀다. 그러나 4쿼터 불협화음이 있었다. 유 감독이 지시한 것과 다르게 선수들이 움직였다. 클라크의 단발공격이 이어졌고, 유 감독은 벤치에서 '이게 뭐냐'는 제스처를 세 차례나 취하기도 했다. 때문에 모비스 특유의 빈틈없는 조직력과 상대를 치밀하게 몰아부치는 힘이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지난 2년간 모비스는 시즌 중 진화한 경우가 많다. 2년 전에는 SK를 눌렀고, 지난 시즌에는 LG를 이겼다. 시즌 초반 상대의 약점을 파악한 뒤 올스타 브레이크를 기점으로 팀의 체질을 개선, 진화시킨다. 결국 플레이오프에서 모든 팀을 잡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 과정에서 핵심작업 중 하나는 대승이나 대패를 하는 경우에도 자신들이 플레이오프에서 쓸 패턴이나 전술을 치밀하게 점검하는 것이었다.
왜 그런 부분들이 이뤄지지 않는 걸까.
일단 유 감독이 올 시즌 모비스 선수들과 준비한 시간이 짧았다. 그런 공백이 공수에서 미세한 약점으로 드러나고 있다. 양동근과 함지훈의 컨디션 저하도 팀이 중심을 잡지 못하는 이유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하지만 모비스가 받아들이고 극복해야 할 어쩔 수 없는 약점들이다.
유 감독은 "지금 모비스는 김재훈 코치가 비시즌 때 구축한 시스템으로 농구를 하고 있다. 예상보다 훨씬 잘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존스컵에서 기적같은 우승을 차지한 모비스 선수들이다. 라틀리프를 중심으로 가드 김주성과 송창용 전준범 등이 동시에 뛸 때 오히려 조직력이 더 좋은 농구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만으로 모비스는 우승할 수 없다. 당연히 양동근 함지훈 문태영 그리고 클라크가 함께 어우러진 전력강화가 필요하다. 지금 시점은 그 과도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모비스 약점을 극복하고 전력을 강화하는 신중한 작업을 유 감독이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빠르면 2라운드 중반, 3라운드 정도에 우리 농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모비스가 가진 최대전력을 뽑아낼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2년동안 그랬던 것처럼, 시즌 중 진화를 계획하고 있다. 유 감독이 계획하는 정상궤도는 컨디션이 올라오는 함지훈과 이대성의 복귀 시점과 맞닿아 있다.
그는 "함지훈은 여전히 부상의 후유증이 있다. 완전한 컨디션을 찾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대성 역시 수술 후 재활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모비스의 정상궤도는 프로농구 판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계획대로 된다면 모비스는 여전히 플레이오프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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