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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전 판세분석. 그냥 1강이 아니었다. '절대 1강'이었다. 2년 연속 선수들을 대거 수혈한 전북의 행보는 12개 팀중 유독 눈에 띄었다. 김남일, 김인성, 이승렬, 최보경, 카이오, 한교원 등 주전급 선수들이 합류해 두터운 더블 스쿼드가 완성됐다. 그러나 주변의 평가와 내부의 진단은 달랐다. 최강희 전북 감독에게 올시즌은 리빌딩 과정의 중간 단계였다. "팀을 만드는데 3~5년이 걸린다. 이제 다시 팀을 만들기 시작한지 2년째다. 많은 선수들이 바뀌어 동계훈련 2개월로 조직력을 갖추기에 부족하다." 조직력이 불안 요소였다. 예상대로였다. 전북은 시즌 초반 이어지는 해외 원정으로 인한 피로감, 새롭게 가동한 베스트 11의 엇박자로 5위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최 감독의 예상과 달리 회복세는 빨랐다. 부상 선수들의 복귀, 거듭된 훈련으로 4월 말부터 정상궤도에 진입한 전북의 질주는 매세웠다. 5월 포항에 패하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도전을 16강에서 멈춘 것이 오히려 리그 운영에는 호재였다. 전북은 6월 월드컵 휴식기 동안 목포에서 전지훈련으로 우승 담금질에 본격 돌입했다. 2위를 달리던 전북은 8월 3일 전남과의 '호남 더비'에서 2대0 승리를 거두며 포항을 제치고 선두에 올랐다. 9월부터 무패행진을 질주한 전북은 다른 팀들이 스스로 무너지는 사이 두터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K-리그 정상을 노크했다. '절대 1강' 전북의 위세는 징크스마저 무너뜨렸다. 전북은 K-리그 수도권 구단→지방 구단 우승 순회 법칙을 11년만에 깨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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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의 역할, 신인의 맹활약, '신의 한수' 영입 등은 '절대 1강'을 완성한 삼박자 하모니였다. '라이언킹' 이동국(35), '진공청소기' 김남일(37). 두 노장은 후배 못지 않은 체력과 자기 관리, 팀을 이끄는 리딩 능력으로 전북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캡틴' 이동국은 정규리그 30경기에서 전북이 터트린 53골의 36%(공격 포인트 19개)에 관여했다. 그의 투혼은 우승의 신호탄이었다. 지난 4월, 발가락 골절에도 그라운드를 지킨 이동국의 투지가 팀을 똘똘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됐다. 김남일은 그라운드의 '감독'이었다. 카리스마 속에 숨겨진 부드러움으로 후배들을 이끄는 능력이 탁월했다. 최 감독은 "경기는 일주일에 한 경기씩만 뛰어줘도 된다. 김남일은 그라운드에 없어도 팀에서 해주는 맏형 역할이 상당하다"고 했다. 김남일은 필드 플레이어로는 환갑을 넘어선 37세에 생애 첫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기쁨을 맛봤다. "우승 했을 때의 희열을 느끼고 싶다"던 노장 김남일의 꿈이 2000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15년만에 이뤄졌다. 생애 첫 별을 딴 감정은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기쁘면서도 얼떨떨 하다.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 어떤 기분일 지 생각 중이다. 사실 집에서 아이를 보고 있어야 할 나이다. 그런데 감독님이 배려해주셔서 우승 타이틀을 따낼 수 있게 된 것 같다." 최 감독은 "김남일이 적지 않은 나이에 입단해 어려움이 컸다. 후반기 신형민이 합류하면서 큰힘이 됐다. 주장으로 팀을 잘 이끌어 준 이동국도 큰 공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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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닥공'-2014년은 '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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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