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는 9일 안양과의 K-리그 챌린지 35라운드에서 2대0 완승을 거뒀다. 34라운드에서 대구에 1대6으로 패하며 가라 앉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승리였다. 강원은 승점 51점(15승6무14패)으로 단숨에 3위로 뛰어오르며 4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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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전 승리 배경에는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다. 임은주 대표이사는 대구전 패배로 단단히 뿔이 났다. 4일 훈련장에 방문해 "어떻게 6골이나 내줄 수 있냐"며 선수들을 질타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풀이 죽은 선수들의 모습에 생각이 바뀌었다. 분위기를 풀어줄 수 있는 이벤트를 계획했다. '프로가 프로를 만나다'라는 주제의 특별행사가 기획했다.
'프로가 프로를 만나다'는 시즌 초부터 계획했던 이벤트다. 하지만 구단 안팎에서 이어진 사건으로 인해 실행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번이 적기라는 생각으로 준비에 나섰다. 일단 명사 섭외가 먼저였다. 5일까지 단 하루 밖에 없어 프런트의 지인을 초청했다. 국내 최정상급 전자바이올리니스트 이하림씨가 물망에 올랐다. 워낙 스케줄이 바뻤지만, 5일 오후 스케줄을 취소하고 강릉행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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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이벤트를 겸한 행사였기에 모든 것은 선수단 모르게 007작전으로 진행됐다. 5일 저녁식사 후 임 대표가 안양전을 앞두고 특별히 당부할 이야기가 있다는 말과 함께 선수단을 소집했다. 이 자리에는 강원FC 유스팀인 강릉제일고등학교 축구부도 함께 했다. 임 대표는 웨이트장에 모인 선수들에게 "안양전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VCR을 보며 함께 연구하자"는 말과 함께 준비한 영상을 틀었다. 화면에는 경기분석 영상이 아닌 멋진 자태를 뽐내던 바이올리니스트의 모습이 비쳐졌고, 곧이어 영상 속 주인공이 선수단 앞에 나타나 실제 연주를 들려줬다. 국내 최정상급 전자바이올리니스트 이하림씨의 등장에 선수들이 깜짝 놀란 것은 물론이다.
이날 이 씨는 아름다운 연주와 함께 '프로가 프로를 만나다'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강렬한 메시지를 선수들에 전했다. 이 씨는 "나는 늘 오늘 이 공연이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연주에 임한다. 여러분도 마찬가지다. 내일은 뛸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러니 후회없이 영혼까지 불태우겠다는 신념으로 뛰었으면 한다"며 "나를 기다리는 필드와 팬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한다. 그 고마움을 갚는 길은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면 승리는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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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이 준비한 깜짝 이벤트는 대성공을 거뒀다. 선수들은 잠깐이나마 긴장감을 잊을 수 있었고 초심으로 돌아가 안양전을 대비했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안양전, 강원은 귀중한 승점 3점을 더했다. 임 대표는 "이번 행사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프로가 프로를 만나다'는 각 분야의 프로들을 강원 홍보대사로 임명해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성장과 발전을 꾀하는 강원의 중요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