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과 김지석 9단이 LG배 우승컵을 놓고 결승 3번기를 벌이게 됐다.
19일 강원도 인제군 만해마을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1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4강에서 김지석 9단이 최철한 9단에게 247수 만에 흑 5집반승을 거두며 결승에 선착했다.
박정환 9단도 박영훈 9단에게 258수 만에 백 불계승하며 결승에 합류했다.
박정환 9단은 2011년 후지쓰배 우승 이후 3년 만에 생애 두 번째 우승에 출사표를 올렸다. 박9단은 지난해 제7회 응씨(應氏)배와 제25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에서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반면 김지석 9단은 지난 6일 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결승 3번기에서 중국의 스웨 9단을 2-0으로 꺾은 데 이어, LG배에서도 최철한 9단을 물리치며 한국 주최 양대 세계대회 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세계대회 우승은 첫 도전이다.
국내랭킹 1위 박정환 9단과 2위 김지석 9단의 통산 전적은 박정환 9단이 14승 4패로 압도적으로 앞서 있다. 또한 두 번의 타이틀전(2007년 마스터즈 챔피언십, 2009년 제14기 천원전) 맞대결에서도 박정환 9단이 모두 승리했다. 그러나 가장 최근 맞대결에서는 김지석 9단이 승리하며 5연패의 사슬을 끊은 바 있다.
4강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정환 9단은 "한국선수끼리 4강전을 치러 편하게 대국에 임한 것이 좋은 결과의 원동력이었다"면서 "초반에는 박영훈 9단 스타일로 바둑이 짜여 만만치 않았지만, 중반 공격 장면에서 상대가 패 나는 것을 보지 못한 것이 승인으로 연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박9단은 "한국이 우승해 기쁘고 아직 결승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최상의 컨디션으로 결승에 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김지석 9단은 "그동안 박정환 9단에게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결승 무대의 승률은 반반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좋아하고 아끼는 후배와 두는 만큼 결과에 신경 쓰지 않고 좋은 내용으로 맞서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국기사끼리 세계대회 우승을 다툰 것은 2009년 7월 제22회 후지쓰배 결승에서 이창호 9단과 강동윤 9단의 맞대결 이후 5년 4개월 만이다. LG배에서 한국기사간 우승 다툼은 1회(이창호 vs 유창혁), 5회(이창호 vs 이세돌), 6회(유창혁 vs 조훈현), 7회(이세돌 vs 이창호), 8회(이창호 vs 목진석), 12회(이세돌 vs 한상훈) 대회 이후 이번이 일곱 번째다.
96년 출범한 LG배에서 한국은 초대 우승을 놓고 이창호 9단과 유창혁 9단이 형제 대결을 벌이는 등 8회 대회까지 여섯 번이나 우승하며 절대 강세를 이어갔지만 이후 중국에 크게 밀리며 통산 우승 횟수에서도 중국에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동안 통산 우승은 13기부터 18기까지 6연패 중인 중국이 8회로 가장 많은 우승 횟수를 기록 중이고 한국이 7회, 일본이 2회, 대만이 1회 정상을 밟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조기 우승을 확정지으면서 한국과 중국이 최다 우승 공동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조선일보사가 주최하고 (주)LG가 후원하는 총규모 13억원의 제1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의 우승상금은 3억원, 준우승상금은 1억원이다. 결승 3번기는 내년 2월 9일과 11일, 12일 개최될 예정이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박정환 9단(왼쪽)과 김지석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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