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전 달콤함을 맛봤다. 23일 한국 클럽축구의 최고 권위있는 대회인 FA컵 정상에 섰다. 2015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행 티켓은 또 다른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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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승으로 들뜬 분위기르 빠르게 가라앉혀야 했다. 김 감독은 "숙소로 돌아가서 국수만 먹었다"며 웃었다. 강등권 싸움, 성남의 슬픈 현 주소였다. 성남은 7승13무16패(승점 34)를 기록, 11위에 랭크돼 있었다. 이미 한 경기를 더 치른 10위 경남과는 승점 2점차였다. 10위와 11위의 처지는 천양지차다. 10위는 K-리그 클래식에 자동 잔류한다. 11위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챌린지(2부 리그) 플레이오프 승리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때문에 성남은 26일 인천을 반드시 꺾고 10위를 탈환, 클래식 최종전에서 잔류의 가능성을 스스로 높여야 했다. 뾰족한 묘수가 없었다.
결전을 앞둔 김 감독은 "최종전에서 다른 팀의 결과에 기댈 생각이 없다.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헤쳐나갈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밝혔다. FA컵 120분 혈투의 여파는 크지 않았다. 김 감독은 "FA컵 결승 이후 75시간이 흘렀다. 체력은 충분히 회복했다"며 "정신적 피로도도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또 "잔류 로드맵을 짤 때 FA컵이 끝난 뒤 이 경기까지 준비해야 하는 스케즐을 대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에게 '편안하게 하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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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이 열렸다. FA컵 결승전으로 인해 미뤄진 늦깎이 클래식 37라운드였다. 성남이 웃었다. 전반 추가시간 터진 김동섭의 천금같은 결승골로 1대0 신승을 거뒀다. 성남은 시즌 8승째를 따내며 17일 만에 10위로 올라섰다. 행운의 여신도 성남을 향해 웃었다. 이날 성남은 전반 18분 인천의 디오고에게 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실점을 면했다. 전반 21분에는 디오고의 슈팅이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 나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반 추가시간 끈기가 돋보인 김동섭의 골로 앞서간 성남은 후반 중반부터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후반 볼점유율에서 6대4로 밀렸다. 그러나 자동 잔류에 대한 절박함으로 인천의 파상공세를 버텨냈다.
값진 승점 3점을 따냈지만, 아직 강등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29일 클래식 최종전에서 운명이 갈린다. 10위 성남도, 11위 경남도 승리해야 자동 잔류를 결정지을 수 있다. 성남은 최근 10경기 무패(6승4무) 행진을 달리고 있는 부산을, 경남은 이미 강등이 확정된 상주와 맞붙는다. 운명의 시계는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