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합니다."
어떻게 보면 현역 선수로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kt 위즈에서의 새로운 기회를 잡은 장성호(37)가 이를 악물었다.
'스나이퍼' 장성호는 전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의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롯데는 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넘긴 보류 선수 명단에 장성호의 이름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미 롯데에서는 기회를 잃은 장성호였고, 내년 시즌 1군에 합류하는 막내 kt는 베테랑 장성호가 필요했다. 그렇게 kt는 장성호를 품었다.
KIA 타이거즈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영원할 것 같았지만,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고 한화에서도 제대로 야구가 풀리지 않았다. 결국, 2012년 11월 롯데로 트레이드 돼왔다. 당시 장성호는 트레이드 소감으로 "부산에서 양준혁 선배의 2318안타를 깨고 싶다"라고 당차게 말했었다. 2012 시즌 2000안타를 돌파해 2007안타까지 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때 당시와 비슷한 호기를 보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제 3번째 팀을 옮기게 됐고, 나이도 더 먹었다. 장성호는 kt에서 새출발하게 된 소감으로 "야구를 다시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라고 했다. 최근, 은퇴와 함께 방송 해설 일까지 할 생각을 했던 장성호였다.
kt가 장성호를 영입한 이유는 명확하다. 야구적으로 중심타자 역할을 해주면 가장 좋겠지만, 그것보다도 베테랑으로서 어린 선수들이 많은 kt 덕아웃 리더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다. 조범현 감독은 장성호에 대해 "풀타임은 힘들어도, 70~80경기 정도만 뛰어줘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장성호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NC 다이노스 이호준 선배와 같은 리더십을 원하는 것을 잘 알고있다"라고 했다. 그런데 장성호는 이호준, 홍성흔(두산 베어스)와 같은 전형적인 리더 스타일은 아니라고 알려져있다. 장성호는 "사실 내가 막 나서는 성격은 아니다. 하지만 그게 필요하다면 한 번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나도 변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장성호는 조용한 스타일이지 이기적이지는 않다. 2년 간 함께 생활한 롯데 후배들은 "사실 처음 팀에 오셨을 때는 기존 이미지대로 차가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생활해보니 절대 아니더라. 후배가 부진하면 따로 불러 맥주 한잔 사주시고 좋은 얘기도 많이 해주시는 선배"였다고 증언한다. 장성호도 이에 대해 쑥쓰러워하며 "내가 뒤에서는 알뜰살뜰 후배들 잘 챙기는 스타일이다. kt에서도 유별나게 행동하지 않더라도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장성호는 kt에서 선수생활의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2년 전 각오처럼 양준혁의 안타 기록에 도전하는 것이다. 하지만 장성호는 기록에 대해 "이제는 내가 기록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2000안타를 쳤으니 일단 그것으로 만족한다. 야구를 다시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 KIA 시절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줌으로써 장성호가 공개 트레이드를 요구하게 만든 조 감독과의 관계다. 야구판에서는 그동안 조 감독과 장성호가 어색한 관계로 지내왔다고 널리 알려져있다. 장성호는 이 부분에 대해 쿨하게 답했다. 장성호는 "불화가 아니라 나 혼자 난리를 친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올해 2군 경기에서 인사를 드렸고, 감독님께서도 별 문제 아니라고 넘겨주셨다.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 그 은혜에 내가 보답할 차례"라고 설명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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