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카트'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공세 속에 꿋꿋이 버텨내고 있다. 지난 1일까지 '카트'는 약 80만 관객을 모았다. '인터스텔라'에 비하면 많이 모자란 수치이지만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 '카트'는 관객수 이상의 많은 의미를 지닌 작품이라고 한목소리를 낸다. 이유를 알기 위해 직접 '카트'의 제작사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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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대표는 '카트'가 1000만 관객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제작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엄청난 파워의 남자 스타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여자 이야기인데가 비정규직 노동자 이야기잖아요. 대중영화로서는 쉽게 눈길이 안가겠죠." 하지만 꼭 있어야하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양산되고 그들의 처우는 불안해지죠. 그들이 점점 사지로 몰리는 현실을 보여주고 싶은데 다큐나 계몽으로는 많은 사람이 보기 힘들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보고 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고 나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았으면 하는 생각으로 상업영화로 만들었죠." 여성 감독인 부지영 감독이 함께 하게 된 것도 여성의 삶을 그리는데 자연스럽게 여성감독이 해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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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판을 벌리다 보니 규모가 큰 신도 늘어나고 제작비는 예상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마트 이야기인데 마트를 빌리기가 쉽지 않았죠. 그래서 직접 짓기로 했어요. 직접 '더 마트' 세트를 짓고 쌀이며 음료수며 즉석식품 같은 것들을 채워넣었어요. 나머지 부분은 CG로 처리하고요. 나중에 이야기지만 촬영을 마친 후에 물품들을 스태프들이 나눠가졌거든요. 부 감독이 그러는데 집어간 걸 보면 그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보이더래요.(웃음)"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카트'에서 가장 의외는 선희(염정아)의 아들 태영 역에 EXO 도경수를 캐스팅한 것이었다. "사실 태영 캐릭터는 중학생으로 설정돼 있었거든요. 그런데 도경수를 보고 고등학생으로 바꿨어요. 태영 역에 '딱'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역할을 잘 이해하고 정서적으로 잘 맞으면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도경수가 그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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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수 뿐만 아니라 '카트'는 염정아 문정희 등 주연배우들에게도 고마움이 많다. "배우들이 회사를 신뢰해주고 같이해주는게 고맙죠. 당연히 책임감도 많이 느끼고요. 그 배우분들이 개런티를 절반이상 낮춰서 출연해줬어요. 그러다보니 그분들에게 누가 되면 안되잖아요."
뿐만 아니라 작은 역 한 명 한 명도 모두 연극 배우들로 채워져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한 화면에 수십명이 잡혀도 각자 자기들의 연기를 하고 있어요. 서로 바라보고 웃고 울고 말이죠. 모두 연극배우 분들이거든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이후로 이렇게 고마운 배우들은 처음이에요. 세달동안 동탄 세트로 힘들게 출퇴근을 했는데 모두 정말 열심히 해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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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대표는 10대부터 어르신들까지 모두 이 영화를 봤으면 한다. "10대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영화를 보면 우리의 현실에 대해서 깊게 생각할 것 같아요. 아무 것도 몰랐던 평범한 여성들이 이런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 해도 중요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