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이 있다. 잘 모르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과감하게 행동할 때 사용한다. 이 말은 긍정과 부정의 의미를 모두 갖고 있다. 윤정환 신임 울산 감독(41)에겐 긍정의 의미가 적용된다. "무서울게 없는 것이 내 강점이다. 강하게 부딪혀 나갈 것"이라는 윤 감독의 취임일성에서 당당함과 용맹함이 느껴졌다.
윤 감독이 3일 울산 사령탑에 공식 취임했다. 그는 뜨거운 취재 열기를 내뿜은 국내 취재진 앞에 서서 울산 지휘봉을 잡은 이유와 자신의 지도 철학 그리고 우승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K-리그 초보 감독, 우승을 꿈꾼다
2008년 사간도스 코치로 지도자계에 입문한 윤 감독은 수석코치와 감독대행을 거쳐 2011년부터 정식 감독이 됐다. J2-리그 소속이었던 팀을 J-리그로 승격시킨 그는 올시즌 18경기에서 18라운드까지 12승1무5패(승점 37)를 기록, 리그 선두를 질주했다. 감독이 된 지 4년 만에 '명장'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도자로 K-리그는 생소하다. 울산에서 생애 첫 K-리그 팀을 이끌게 됐다. 윤 감독은 "K-리그는 정말 오고 싶었다. 그러나 내 나이에 K-리그에선 코치를 하고 계신 분이 많다. 그 동안 나에게 기회가 오지 않았던 부분도 있다. J-리그 팀과 협상을 뿌리치고 이렇게 K-리그에 왔다. (울산이) 명문 팀이라 끌렸다. 이 팀이라면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역대 울산 감독들의 첫 시즌 성적은 저조했다. 특히 K-리그 팀을 처음으로 지휘하는 윤 감독의 데뷔시즌 성적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한국에서 처음 감독을 맡게 됐지만, 공통점은 축구다. 선수들과의 소통, 계획하고자 하는 부분을 선수들이 빠르게 잘 따라와준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도자의 목표는 한결같다. 우승을 바란다. 윤 감독도 마찬가지다. 울산의 K-리그 우승을 꿈꾸고 있다. 윤 감독은 "어느 지도자든 우승이 된다라고 한다면 아무나 감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승을 목표로 하기 위해선 선수단, 프런트, 팬이 삼위일체가 돼야 한다. 또 피나는 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40대 젊은 감독, 독수리-황새와 어깨 견줄까
K-리그는 40대 감독들의 전성시대다. 쌍두마차는 최용수 서울 감독(41)과 황선홍 포항 감독(46)이다. 50대에선 최강희 전북 감독이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윤 감독은 3일 현재까지 최 감독과 함께 클래식 최연소 사령탑이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팬들도 젊은 지도자들의 세대교체를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젊은 지도자들이 많은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며 "내 강점은 '무서울게 없다'라는 것이다. 강하게 부딪혀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K-리그 선배 사령탑'인 최용수 감독과 황선홍 감독에게 거침없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윤 감독은 "일본에 있으면서도 선배님들의 활약상을 봐왔다. 대단하신 것 같다. 그러나 반대로 선배님들은 나를 무서워하지 않을까. 일본에 있다왔기 때문에 소문만 듣던 사람이 무슨 축구를 할 지, 그런 부분을 두려워하지 않을까. 울산은 원래 무서운 팀이라고 알고 있다. 그런 부분을 강하게 만들어서 다른 팀들이 무서움을 느낄 정도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또 "울산은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다. 모든 팀을 이기고 싶다. 특히 나이가 비슷한 선배님들의 팀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며 웃었다.
어떻게, 어떤 팀으로 변화시킬까
윤 감독은 사간도스 감독 시절 혹독한 훈련을 하기로 유명했다. 울산에서도 훈련 강도를 높여 변화시킬까. 윤 감독은 "일본에서 소문이 그렇게 나긴 했다. 혹독하게 한다기보다 힘든 시기에는 힘들게 해야 한다. 시즌에 들어가면 선수들의 컨디션에 집중을 많이 하는 편이다. 비시즌 기간 편안하게 하다보면 1년이 힘들어진다. 그 시간 선수들이 몸을 잘 만들어놓으면 1년이 편하다. 사실 죽을만큼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의 의식 변화를 강조했다. "'이 팀이 원하는 축구가 내가 하고자 하는 축구와 맞을 수 있을까'란 생각도 했다. 그러나 축구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실력이 있는 사람이 인정을 받는 시대가 되지 않았나. 도전을 하고 싶었다. 울산은 거칠고 힘이 있다라고 항상 느껴왔다. 나는 현역시절 기술적인 선수였다. 현대 축구는 그런 축구가 아니다. 현대 축구에 맞는 축구를 해왔다. 그런 부분에서 울산과 잘 맞을 것 같다. 많은 변화는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선수들에게 의식적으로 변화는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직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윤 감독은 "지금은 기술만 가지고 축구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상황 판단과 체력 등 복합적인 부분이 많다. 조직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팀, 공격에 있어서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플레이할 수 있는 팀. 공수 밸런스를 맞춰가면서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뛸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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