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2015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과 KB스타즈의 경기가 17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렸다. 신한은행 정인교 감독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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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면 불신만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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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KDB생명 위너스와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의 경기가 열린 8일 구리시체육관. 경기는 64대57 신한은행의 승리였다. KDB생명과의 백투백매치를 모두 잡았다. 8승3패 2위. 하지만 경기 후 신한은행 정인교 감독은 "숫자로 1승을 챙긴 것 말고는 다 엉망"이라며 분노를 표시했다.
승장이 불만을 드러내는 일은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정 감독의 분노는 그 선을 넘었다. '불신', '무너지는 신뢰'라는 단어까지 써가며 선수들을 질타했다. 지난 1일 용인 삼성 블루밍스전 충격의 역전패 후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5일 KDB생명전 승리를 했지만 졸전이었다. 이날 경기 후에도 한숨을 푹푹 내쉰 정 감독이었다. 그리고 8일 경기 후 폭발하고 말았다. 정 감독의 모습은 2연승을 거둔 2위팀 감독이 아니라, 경질을 당하기 직전의 불안한 감독의 모습이었다. 정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신한은행이 임달식 감독을 대신해 야심차게 영입한 인물. 과연 무슨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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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자세를 꼬집었다. 정 감독은 "감독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준비한다고 전제하자. 그래도 코트 위에서 결국 해주는 것은 선수들"이라고 말하며 "선수들이 시작부터 안일하게 경기를 했다. 선수들도, 나도 서로 완벽하지 않으니 한경기씩 치르며 힘을 쌓자고 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이기면 뭐하나. 중간 과정이 형편이 없다. 서로 간에 불신만 쌓이는 상황이다. 다행히 쉬는 기간이 조금 생겼으니 다시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감독은 화가난 부분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이날 경기 상대 가드 이경은이 출전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 공격 시작부터 강한 압박을 할 것을 선수들에게 주문했다고 한다. 하지만 선수들이 압박을 하는 시늉도 하지 않는 것에 크게 분노했다. 정 감독은 "자신들이 골을 집어넣는 것 말고 기본적인 플레이에는 모두 소홀하다"라고 강조했다. 선수들끼리 기본적인 플레이가 약속이 돼있는데,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선수의 생각은 어떨까. 김단비는 "습관이 안돼 그런 것 같다. 선수들이 경기를 하다보면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물론, 감독님께서 부임하자마자 강조하신 부분이기에 우리가 잘못한 것"이라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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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력을 다시 한 번 질타했다. 정 감독은 "6연패할 때의 기억은 잊어야 한다. 도전하는 태도로 경기, 훈련에 임해야 한다. 내가 모자르다고 하면 더 연구하겠다. 하지만 선수들도 성실한 자세로 도전하지 않으면 절대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임달식 감독 체제 하 통합 6연패를 달성하며 무적 시대를 달렸다. 하지만 위성우 감독의 우리은행에 2년 연속 우승을 빼았겼다. 결국 감독까지 바뀌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도 우리은행의 독주 태세다. 이대로 간다면 싱겁게 우리은행의 우승 분위기다.
결국, 부임 첫 시즌 우리은행을 잡아야 하는 정 감독의 승부수로 보인다. 전문가의 눈으로, 지금 상태로 가면 절대 우리은행을 꺾을 수 없겠다는 계산이 선 듯 하다. 당장, 정규시즌에서 패하는 것은 괜찮지만 결국 챔피언결정전에서 우리은행을 꺾으려면 지금부터 팀의 내구성을 길러야 한다. 정 감독이 바라보는 신한은행 선수들은 이전 통합 6연패 시절을 잊지 못하고 '우리가 원래는 더 강해. 하지만 저쪽이 이렇게 저렇게 우승을 한 것 뿐이야.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잡을 수 있어'라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비춰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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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신한은행은 다음 경기에서 우리은행을 만난다. 사실상, 우리은행의 무패 독주를 저지할 힘을 가진 팀은 신한은행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