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외국인감독 시대다.
2007년 12월 허정무 전 감독을 시작으로 조광래, 최강희, 홍명보 전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국내 사령탑 시절에는 직접 소통이 가능했다. 대표팀이 또 달라졌다. 2007년 8월 핌 베어벡 감독(네덜란드)이 하차한 후 7년만의 외국인 감독 시대가 열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독일)이 한국축구의 수장이 됐다.
내년 1월 호주아시안컵을 앞두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이 의미있는 만남의 장을 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9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K-리그 클래식 구단 감독들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박경훈 감독이 사퇴한 제주와 드래프트 준비로 김봉길 감독이 참가하지 않은 인천을 제외하고 10개 구단의 감독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다음시즌 클래식에서 뛰는 대전의 조진호 감독과 광주의 남기일 감독대행도 함께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A매치 주간을 제외하고 매주 K-리그 경기가 열리는 그라운드를 찾았다. 하지만 감독들과는 만나지 못했다. 대표팀 감독과 K-리그 감독들은 공생의 관계다. 자칫 소통이 되지 않으면 균열이 오기도 한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네덜란드) 시절이 좋은 예다. 차출 문제로 갈등을 겪던 아드보카트 감독과 K-리그 사령탑들은 회동을 통해 문제를 봉합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일찌감치 '소통'을 화두에 올렸다.
사실 이날 오찬 모임에서 특별한 이야기가 오가지 않았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가장 협력해야 할 사람들끼리 만났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둘만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소속팀 감독은 매일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다. 어떤 방법으로 훈련을 했고,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에 알고 싶었다. 다음에는 기술적인 부분을 함께 회의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디"고 했다. 관심을 끌었던 차출 관련 부분에 대해서도 언론적인 언급만 있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차출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아시안컵이라는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는만큼 충분히 풀어갈 수 있는 시간이 있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축구 전반을 지켜보면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있다.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팬들에 흥미로운 축구를 할 수 있도록 K-리그 감독과 공유하고 싶다. 앞으로도 대표팀과 K-리그가 함께하자고 당부했다"고 했다. 최 감독도 이에 화답했다. 최 감독은 "언어와 문화가 다른 외국인 감독이라고 배타적일 필요는 없다. 함께 지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15일부터 제주도에서 K-리거를 중심으로 전지훈련을 펼친다. 이미 젊은 선수들을 전면에 내세운 엔트리를 공개했다. 22일 아시안컵에 나설 23명의 최종엔트리를 공개할 계획이다. K-리그 감독들과의 만남은 아시안컵 여정의 첫 단추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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