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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보이즈' KGC, 거친 투혼으로 모비스 격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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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과 안양 KGC의 2014-2015 프로농구 경기가 1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KGC가 80대78로 승리를 거두었다. 경기 종료 후 기쁨을 나누는 KGC 선수들의 모습.잠실실내체=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com/201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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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 NBA를 주름잡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별칭은 '배드보이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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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제아 토마스와 조 듀마스, 릭 마혼, 데니스 로드맨, 빌 레임비어가 주역이 된 '배드보이즈 1기'는 '황제' 마이클 조던이 버티던 시카고 불스를 누르고 NBA 최정상에 올랐다. 거칠지만 강력한 수비를 앞세운 그들의 모습에서는 '악당'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디트로이트 '영광의 역사'다. 뜨거운 투혼을 상징하고 있다.

이런 '배드보이즈'의 투혼이 한국 남자프로농구에도 나왔다. 주전선수들이 빠진 7위 KGC 인삼공사가 거친 수비와 투혼을 앞세워 리그 1위 모비스를 잡는 이변을 일으켰다. '한국판 배드보이즈'의 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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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는 1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모비스와의 홈경기에서 데뷔 최다 20득점을 기록한 가드 김윤태(3점슛 2개)와 외국인 선수 리온 윌리엄스(21득점, 20리바운드) 등의 활약을 앞세워 80대67로 승리했다. 2013년 10월23일 안양 홈경기 승리(85대81) 이후 무려 416일 만의 모비스전 승리다. 특히 이 승리로 KGC는 이번 시즌 4번째로 '전구단 상대 승리' 기록을 세웠다.

이날 경기를 앞둔 KGC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팀의 기둥인 오세근은 지난달 말부터 발목 부상으로 빠진 상태. 게다가 주전 가드 박찬희 역시 지난 11일 삼성전 이후 장염 증세가 발생해 이날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그런 상태에서 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중인 모비스를 이길 확률은 그리 많지 않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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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동남 감독대행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그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KGC 선수들에게 "깡패처럼 해보자"라는 주문을 했다. 어감이 좀 강하지만, 이 감독대행이 원하는 바는 명확했다. "진짜 깡패처럼 막무가내로 하라는 건 아니었죠. 부상 선수들이 있지만, 자신감을 잃지 말고 당당하게, 몸 사리지 말고 뛰어보자는 주문이었어요."

KGC 선수들도 이 감독대행의 주문을 확실히 알아들었다. 1위팀이라고 해서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었다. 최선을 다해 부딪혀보고, 그래도 지면 할 수 없는 것이다. 어쨌든 자신감있게 맞서는 게 중요했다. 4연승 중인 단독 1위팀을 상대로 최선을 다한 패배라면 전혀 손해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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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데뷔 최다득점을 기록한 김윤태의 말이 KGC 선수들의 각오를 대변한다. "제가 맡은 상대는 양동근 선배님이에요. 저와는 레벨 자체가 다른 우리나라 최고의 가드죠. 그렇게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했어요. 상대에게 뚫려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당황하지 않고, 제가 할 것만 했습니다." 그렇게 KGC 선수들은 '배드보이즈'의 정신을 되새긴 채 코트에 나섰다.

그러자 기적이 벌어졌다. KGC의 거친 기세에 모비스 특유의 조직력이 흔들렸다. 일대일 매치업에서 KGC는 모비스에 비해 크게 무게감이 떨어졌다. 그러나 자신감은 뒤지지 않았다. 온몸을 던져 수비를 했다. 결국 모비스 외곽포가 막혔다. 양동근 박구영 전준범이 무득점에 그쳤고, 전반전 9개의 3점슛은 모두 불발탄이었다. 그 사이 이원대 강병현 김윤태 등이 빠른 움직임으로 득점을 하고 공간을 만들었다.

전반을 31-27로 마친 KGC의 기세는 후반전에도 꺼지지 않았다. 3쿼터 시작과 함께 양희종과 김윤태의 연속 득점이 나오며 35-27로 앞서나갔다. 그렇게 양희종 김윤태 전성현, 윌리엄스가 번갈아 득점에 가담하며 KGC는 52-33, 무려 19점 차이로 앞서나갔다. 승부는 여기서 사실상 갈렸다.

모비스는 4쿼터에 추격에 나서며 4분13초 경 라틀리프 덩크로 62-68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이후 애런 맥기와 김윤태의 연속 득점을 막지 못해 더 이상 점수를 좁히지 못했다. '안양 배드보이즈'가 이룬 기적같은 승리였다.


안양=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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