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계열사 합병, 사업조정, 주식 상장 등으로 지난 1년 동안 순환출자 고리 20개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는 18일 제일모직의 상장으로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순환출자 구조로 꼽혀온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제일모직'으로 이어진 순환출자가 16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14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환상형 순환출자' 고리는 작년 30개에서 제일모직 상장 후 10개로 1년새 20개가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순환출자'는 출자구조가 계열사 A사→B사→C사→A사로 이어지는 형태를 말한다. 이런 출자구조는 대주주가 지배권 강화를 위해 막대한 계열사 자산을 투자 등에 쓰지 않고 계열사 지분 확보에 묶어둔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삼성그룹은 순환출자 고리 30개 중 ▲삼성SDI와 제일모직 합병으로 10개 ▲삼성생명의 삼성물산 지분 처분으로 6개 ▲ 삼성카드의 제일모직 주식 처분으로 7개 등 모두 23개를 줄였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보유하던 삼성물산 지분을 올해 6월 삼성화재에 넘기면서 3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신규로 생겨나면서 1년 새 20개 고리가 사라지고 10개만 남게 됐다.
이런 가운데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환상형 순환출자'로 꼽혀온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제일모직'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가 끊어진다는 점에 눈길이 간다.
삼성카드가 1998년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취득하면서 이 고리가 형성됐지만, 18일 제일모직 상장과 함께 지분 5%(624만여주) 전량을 구주매출 형식으로 처분하면서 사라지게 됐다.
또한 삼성카드를 매개로 형성된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제일모직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카드→제일모직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카드→제일모직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전자→삼성카드→제일모직 등의 순환출자 고리도 끊기게 됐다.
이처럼 순환출자 고리가 줄면서 삼성그룹은 향후 금융회사와 비금융회사의 출자관계 해소(금산 분리)와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의 남은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남은 10개 순환출자 고리 중 9개가 비금융 계열사와 금융 계열사 간 연결된 데다 그룹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계열사로 이뤄졌기 때문에 해법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금융사와 비금융 계열사 간 순환출자는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19.34%),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7.2%, 보통주 기준),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1.09%)과 삼성물산 지분(4.65%) 등이 걸려 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보험업법 개정을 전제로 해야 하는 데다 삼성전자가 그룹의 핵심 회사이면서 주가도 높아 지분을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오너 일가족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낮아 대주주인 삼성생명의 보유 지분이 급격히 떨어지면 삼성전자뿐 아니라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현재 삼성전자 지분(보통주 기준)은 이건희 회장 3.38%,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0.74%, 이재용 부회장 0.57% 등 삼성그룹 대주주 일가가 4.69%를 보유하고 있고, 삼성생명과 삼성물산 등 특수관계인이 약 13%를 갖고 있다.
또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삼성생명은 이건희 회장이 20.76%, 이재용 부회장이 0.06%를 보유하고 있으며, 제일모직·삼성문화재단·삼성생명공익재단 등 특수관계인이 26% 정도를 갖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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