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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유스팀(포항제철중-포항제철고) 출신인 황희찬은 일찌감치 대형 공격수로 성장할 재목으로 주목받았다.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 16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득점왕에 오르는 등 탁월한 골 감각을 지녔다는 극찬을 받았다. 고교 시절 AC밀란(이탈리아)과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 등 유럽 명문 클럽들의 러브콜도 이어졌다. 그러나 당시에는 포항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겠다고 계획했다. 그리고 황희찬은 2015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포항에 우선지명됐다. 하지만 황희찬은 포항과 계약서를 쓰지 않고, 오스트리아리그 명문 잘츠부르크로 이적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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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신인 드래프트에서 클럽 우선지명된 선수가 해당 클럽과 계약하지 않고 타구단으로 간 첫 번째 케이스다. 지난시즌 드래프트를 통해 제주와 계약한 뒤 곧바로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으로 임대이적하면서 편법 논란이 일었던 류승우의 경우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이렇게 상황이 흐른데는 다소 상황이 얽히고 설켰다. 우선 돈 관련 부분이다. 계약금 지급 여부에서 구단-선수간 입장차가 갈렸다. 연맹 규정에는 '구단은 클럽 우선지명선수에게 계약금을 지급할 수 있고, 금액은 최고 1억5000만원이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포항은 김승대 이광혁 등 기존 우선지명한 선수들에게 계약금을 주지 않은 전례를 황희찬에게도 똑같이 적용시키려했다. 그러나 황희찬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외진출 계약에 대한 부분도 조율이 되지 않았다. 포항은 황희찬과 계약한 뒤 '임대 후 완적이적'이라는 조건으로 해외진출을 진행했다. 그러나 완전이적 시 발생하는 이적료 부분이 조율이 되지 않았다. 계약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불안해진 황희찬 측은 구단과 동의없이 잘츠부르크와 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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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은 도의를 저버렸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자신이 해외진출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 발판은 포항 유스시스템이다. 무엇보다 드래프트 우선지명까지 받은 상황에서 구단과 상의없이 잘츠부르크와 계약한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 행동이다. 연맹의 입장은 이렇다. "드래프트 우선지명 선수고, 연맹 공시도 됐다. 포항 소속 선수라고 봐야 한다. 때문에 타구단 이적 시 원소속팀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규정 적용도 애매하다. 우선지명 선수가 해외에 진출하면 5년간 K-리그에 등록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었으나 지난 1일 프로축구연맹 이사회에서 폐지됐다. 대신 유소년 선수가 다른 프로구단에 입단할 때는 반드시 원소속팀의 동의를 얻어야 이적이 가능하다는 규정이 신설됐다. 헌데, 우선지명된 시점은 11월인데 개정된 규정 통과는 12월에 이뤄졌다. 연맹은 "규정 적용 시점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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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황희찬 이적을 두고 국내 K-리그 구단들은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모든 것을 지원해 성장시켜 놓으면 무엇을 하나. 결국 해외 팀에 빼앗기게 되는데…"라며 탄식했다. 이어 "이렇게 좋은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면 K-리그 팀들은 유소년 팀을 운영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