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인터뷰]초보 사령탑 동부 김영만 감독 "가족, 경기장에 못 오게 한다"

by
김영만 감독은 가족이 경기장에 오는 걸 말린다. 감독 첫 해라서 그렇다고 했다. "코치 시절에는 가족이 경기장에 왔다. 감독이 되고부터는 오지 말라고 한다. 내가 여유가 없다. 농구하기도 정신없다. TV로 보고 응원하면 된다."전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초보는 모든 게 낯설다. 처음 그 길을 걸어가기 때문이다.

Advertisement
김영만 동부 프로미 감독(42)은 이번 2014~2015시즌 사령탑으로 첫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2013~2014시즌 감독대행으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지난 시즌 최하위(10위)를 하면서 농구명가 동부의 자존심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동부 구단은 김영만 감독에게 사령탑을 맡기면서 재신임했다. 그리고 동부는 이번 시즌 반환점을 3위로 돌았다. 30일 현재 20승11패, 승률 6할4푼5리다. 주변의 평가가 나쁘지 않다. 우려했던 것 보다 김영만 감독의 '형님 리더십'이 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를 최근 원주 숙소에서 만났다.

승률 5할 목표였는데, 선수들에게 고맙다

Advertisement
김영만 감독의 요즘 표정은 밝은 편이다. 감독으로서 모든 게 처음이지만 기대이상으로 팀이 잘 굴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시즌 전 승률 5할 정도가 목표였다. 플레이오프에 가서 승부를 보려고 했다. 그런데 선수들이 너무 잘 해주고 있다"고 했다. 동부의 현재 페이스가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김주성 윤호영 사이먼 같은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들이 중심을 잡고 있다. 김 감독은 "나 자신에게 아직 점수를 줄 단계가 아니다. 초보 감독에겐 열심히 하는 것 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잘못을 돌리는 것 보다 자책하는 편이다. 김영만 감독은 지난 11월 23일 SK전 역전패를 가장 잊지 못할 경기로 꼽았다. 동부가 10점차 이상 리드하다가 범실로 동점을 허용, 연장전 끝에 1점차(68대69) 패배를 당했다. 그 후유증으로 내리 3연패를 했다. 그는 "그런 경기를 하고 나면 여러 생각이 다 든다. 그 상황에서 다른 선수를 투입하면서 분위기를 바꿔주었어야 하는데 뒤늦게 후회한다. 좀더 내가 신경을 썼어야 했다"고 말했다.

6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14-2015 프로농구 동부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동부 김영만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잠실실내체=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11.06.
스트레스 해소법

Advertisement
그는 다수의 농구인들 처럼 술을 즐기지 않는다. 선수 시절엔 좀 마셨지만 건강을 생각해 절주, 요즘은 거의 마시지 않는다. 외모는 듬직한 동네 형 같지만 쌓인 스트레스는 여성스럽게 푼다. 비시즌엔 골프와 낚시를 즐기지만 시즌 중에는 소박하다. "주로 경기를 많이 본다. 우리 경기도 보고, 여자 농구도 보고, NBA도 본다. 물론 재미있는 드라마도 본다. 때론 코치들과 찜질방도 간다." 김 감독은 "술을 마시야 스트레스가 풀리건 아니라고 본다. 다른 것도 할 게 너무 많다"고 항변했다. 그는 여자농구 KB스타즈의 코치로 2년간 일했다.

기자는 김 감독에게 이렇게 물었다. "선수들과 진솔한 대화를 해야 할 때 그럼 어떻게 접근하나." 그는 "선수를 일단 내 방으로 부른다. 또는 회식을 한다. 기분 나쁘지 않게 하고 싶은 얘기를 해준다. 주로 돌려서 말한다"고 대답했다. 김 감독은 선배 감독들의 인터뷰나 저명인사의 책을 통해 '팁'을 얻는다고 했다.

Advertisement
그는 같은 초보 사령탑인 이상민 삼성 썬더스 감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둘은 동갑이다. 그런데 이상민 감독의 삼성은 연패를 거듭하면서 최하위로 바닥을 기고 있다. 김영만 감독은 "안타깝다. 처지는 좀 다르지만 그 심정을 안다. 나도 초반 연패를 해봤다. 지난 시즌 감독대행 때 힘들었다. 연패만 안 하면 되는데 그게 정말 어렵다. 그렇다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다. 비시즌엔 서로 전화통화도 하지만 시즌 중에는 그것도 어렵다"고 했다.

6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14-2015 프로농구 동부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도중 동부 김영만 감독이 김주성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잠실실내체=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11.06.
Advertisement
가족, 경기장에 못 오게 한다

그는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것 같다. 김 감독은 아들이자 한 가정의 아버지이며 한 팀의 감독이다. 그는 "감독이 가장 힘든 자리인 것 같다. 내가 다 책임을 져야 하니까. 집에선 아내가 도와주니까 아들과 가장 노릇이 수월할 수 있다. 감독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어렵다. 또 첫 해라서 내가 결정을 내릴 때 제대로 하고 있나 반문할 때가 많다"고 했다.

김영만 감독은 가족이 경기장에 오는 걸 말린다. 감독 첫 해라서 그렇다고 했다. "코치 시절에는 가족이 경기장에 왔다. 감독이 되고부터는 오지 말라고 한다. 내가 여유가 없다. 농구하기도 정신없다. TV로 보고 응원하면 된다."

그는 양복 징크스를 갖고 있다고 했다. 승리한 경기 때 입었던 양복을 선호하는 버릇이다. 김 감독은 요즘 7~8벌의 양복을 갖고 있는데 승리해서 자주 입는 양복은 3~4벌 정도라고 했다. 그는 "베테랑 선배 감독님들은 징크스가 없겠지만 우리 같은 초보들은 신경 쓸게 많다. 좋았을 때의 루틴을 따라가고 싶은 게 신입 사령탑의 마음이다"고 했다.

원주=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