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아픔을 맛본 이들에겐 또다시 험난한 장애물이 있다. 냉혹한 '경쟁'이다.
우여곡절 끝에 원소속팀으로 돌아온 넥센 히어로즈 이성열에게 이번 겨울은 춥기만 했다. 1군에서 9년 혹은 8년을 뛰어야만 가질 수 있는 FA라는 권리를 행사했지만, 결과는 냉혹했다. 획일화된 보상 규정의 피해를 본 대표적인 케이스다. 'FA 광풍' 속에 계약금 없이 2년 5억원이라는 상대적으로 초라한 액수에 다시 넥센의 자줏빛 유니폼을 입게 됐다.
더욱 험난한 건 주전 경쟁이다. 넥센은 시즌 종료 후 LG의 외국인 선수였던 외야수 스나이더를 영입했다. 대체 선수로 시즌 중반부터 뛴 스나이더는 정규시즌 때는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으나, 포스트시즌에서 믿음직스러운 활약을 보였다.
포수까지 소화하며 멀티플레이어로 기대를 모은 로티노는 부상과 장타력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스나이더의 경우는 목동구장을 홈으로 쓰는 이점을 살려줄 수 있는 중장거리 타자다.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고려해야 했던 넥센으로서는 '알짜배기' 전력 보강이었다.
하지만 FA 이성열은 이 여파를 그대로 맞았다. 외야 경쟁은 물론, 지명타자 자리도 지키기 힘들어졌다. 자신이 했던 역할은 똑같은 좌타자인 스나이더가 맡게 됐다.
넥센 외야는 이제 스나이더-이택근-유한준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문우람 박헌도 등이 있다. 이성열이 넥센과 원소속팀 우선 협상에서 FA 계약을 맺기 힘들었던 이유다. 이성열의 쓰임새는 분명 제한적이다.
하지만 이성열의 장타력은 무시하고 지나칠 수 없다. 2013년과 2014년, 각각 18개와 14개의 아치를 그리며 2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두산 베어스에서 뛰던 2010년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24홈런을 날렸던 그다. 여전히 장타력 하나는 매력적이다.
문제는 지나치게 많은 삼진이다. 지난해에도 볼넷 24개를 얻어내는 동안 삼진이 80개에 이르렀다. 통산 볼넷 개수가 202개인데 삼진은 768개에 이른다. 선구안이나 정확성 면에서 아쉬움이 크다.
물론 자신의 단점을 고치려다 보면, 장점도 사라질 수 있다. 타율을 끌어올리려다 장타력이 감소하는 일은 다반사다. 이성열도 기로에 섰다. 스프링캠프부터 험난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성열이 2015시즌 자신에 대한 평가를 뒤집을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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