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팀이 강팀이에요. 경기 잘하는 팀이 강팀이 아니라."
호주전에서 팔 인대파열로 병원에 후송되기 직전 구자철은 카메라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호주에게 1대0 승리를 확정지은 직후다.
한국은 호주아시안컵 쿠웨이트, 오만, 호주와의 3경기에서 잇달아 1대0으로 승리했다. 최고의 효율이었다. 3경기에서 3골, 무실점으로 3연승했고, 승점 9점을 쌓아올리며 조1위로 8강에 진출했다.
1-2차전 상대적 약체인 쿠웨이트, 오만에 한골차로 신승하면서 경기력, 전술, 컨디션에 대한 우려가 잇달아 불거졌다. 수비는 불안했고, 공격은 답답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스스로 쿠웨이트전 직후 "오늘부로 우승후보가 아니다"라고 단언했을 정도다.
그러나 호주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태극전사들의 투혼은 눈부셨다. 90분의 대혈투가 끝난 후 기성용 등 풀타임을 뛴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그대로 드러누웠다. 자신의 재능을 200% 발산했고, 자신의 에너지를 200% 소진했다. 2경기에서 무려 8골을 몰아친 안방의 호주를 무실점으로 묶어냈다.
호주전 1대0 승리 이후 축구팬들 사이에 '한국형 늪축구'라는 말이 급속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슈틸리케호의 축구를 '마성의 늪축구'로 정의하기 시작했다. 잘하는 팀이든 못하든 팀이든 한국을 만나면 허우적거리다 홀린듯 진다는 것이다. '늪축구'는 주요 포털 급상승 검색어 상위권을 장식했다. 전세계에서 가장 기발한 대한민국 네티즌들은 자신들만의 유쾌한 방식으로 '늪축구'를 정의 내렸다. 1점 차의 숨막히는 축구, 꾸역꾸역 이기며 묘한 매력에 빠져들게 하는 마성의 축구, '어어…' 하며 엮이다 보면 상대 페이스에 말려들고, 결국은 늪에 빠지듯 상대를 허우적대게 하는 축구, 어제까지 멀쩡했던 팀도 같이 수준 이하의 경기력을 선보이게 하는 축구, 상대의 수십번의 슈팅이 무색하게 박스안에서 덩굴 늪처럼 촘촘하게 막아서는 수비축구라는 각양각색의 해석이 쏟아졌다.
특히 '한국이 어거지로 선취골을 우겨넣은 후, 상대팀의 삽질로 무의미한 시간이 경과하고, 경기 후반부 정신차린 상대 선수들의 결정적 찬스를 맞지만, 골키퍼가 갑자기 노이어가 되는 축구'(출처: 네이버 댓글 ID 파울로페레이라', 하드웨어 커뮤니티'쿨앤조이'게시판, ID:힐링당♥말단)라는 한 네티즌의 명쾌한 해석은 큰 호응을 얻었다. 각 축구게시판으로 삽시간에 퍼져나가며 뜨거운 공감을 얻고 있다. 결국 '늪 축구'의 '화룡점정'은 한골 차 승리를 끝까지굳세게 지켜내는 골키퍼 김진현의 '미친' 슈퍼세이브라는 데도 팬들은 절대공감하고 있다.
'늪축구'라는 네이밍과 함께 아시안컵, 슈틸리케호에 대한 축구팬들의 관심과 기대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기는 팀이 강팀이에요. 경기 잘하는 팀이 강팀이 아니라…." 구자철의 호주전 승리후 소감 역시 '늪축구'의 정의와 일맥상통한다. 축구는 결국 결과로 말한다. 8강전 이후, 지지않는 슈틸리케호의 '늪축구'가 앞으로 얼마나 강력한 마성을 발휘할지 축구 팬들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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