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타선과 니혼햄 파이터스의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21)가 맞붙는다.
지난달 16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해 온 KIA가 이번 주말 실전에 들어간다. 15일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전을 시작으로 11경기를 소화한다. 일본팀과 7경기, 한국팀과 4경기가 잡혀 있다.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열리는 연습경기이지만 전지훈련 성과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광속구 투수 오타니가 등판하는 17일 니혼햄전에 관심이 쏠린다. 오타니가 긴 이닝을 던지지는 않겠지만 흥미진진한 맞대결이 펼쳐질 것 같다.
투수와 야수를 겸하고 있는 오타니는 캠프 첫 실전 등판에서 시속 155km 광속구를 뿌렸다. 9일 열린 청백전에 등판해 2이닝 2안타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이날 오타니는 155km를 두 번이나 찍었다. 48개의 공을 던졌는데, 9차례 150km를 찍었다. 지난해 162km를 던졌고, 170km가 목표라고 밝힌 오타니이지만 상당히 빠른 페이스다.
오타니는 현재 일본 프로야구에서 가장 빠른 공을 가진 선수다. 3년 전 니혼햄과 계약할 때 투수와 야수를 겸하겠다고 선언했던 오타니는 10승-10홈런을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몰고 다녔는데, 최근에는 강속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구리야마 히데키 니혼햄 감독은 경기 후에 오타니를 질타했다. 빠른 공이 인상적이었지만 제구력이 흔들렸다고 지적했다. 구리야마 감독은 "좋은 점을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한발 더 나가 오타니의 개막전 선발 등판을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간판 선수에게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날린 것이다. 스피드에 신경을 쓸 게 아니라 제구력부터 찾으라는 주문이다.
오타니는 앞서 일본언론을 통해 "개막전(3월 27일 라쿠텐전)에 선발 등판하고 싶다"고 밝혔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진흙 마운드에 적응하지 못했다"며, 좋은 공과 나쁜 공의 차이가 컸다고 했다.
오타니는 17일 KIA전 등판을 염두에 두고 분발을 다짐했다. 첫날 감독으로부터 질타가 있었으니 아무래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KIA 타자들이 오타니를 어떻게 공략할 지 궁금하다. 아무리 연습경기라고 해도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오타니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오타니는 지난해 투수로 11승4패-평균자책점 2.61-179탈삼진, 야수로 타율 2할4푼7리-10홈런-31타점을 기록했다. 일본 프로야구 최초로 두 자릿수 승리에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최근 3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KIA는 지난해 10월 말 김기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팀 분위기 쇄신, 리빌딩을 앞세워 의욕적으로 팀 재건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전지훈련이 절반을 넘었고, 실전이 시작된다. KIA가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지 궁금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KIA 연습경기 일정
날짜=상대팀=장소
2월 15일=야쿠르트 스왈로스=우라소에구장
2월 16일=라쿠텐 이글스=킨구장
2월 17일=니혼햄 파이터스=나고구장
2월 19일=요코하마 DeNA베이스타즈=기노완구장
2월 20일=라쿠텐 이글스=킨구장
2월 22일=한화 이글스=킨구장
2월 24일=히로시마 카프=오키나와구장
2월 25일=넥센 히어로즈=킨구장
2월 26일=히로시마 카프=오키나와구장
2월 27일=넥센 히어로즈=킨구장
3월 1일=삼성 라이온즈=아카마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