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김성근 감독, "두고봐라. 한화, 이대로 안죽는다"

by

"두고 봐라. 이대로 죽진 않을거다."

한화 이글스의 '진짜 모습'은 어떤 것일까.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과의 경기에서 황당무계한 실책을 남발하며 8대19로 대패했을 때일까. 아니면 4년 연속 통합우승을 거둔 '당대최강' 삼성 라이온즈에 3대2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둘 때일까. 극과 극의 기량 차이. 도저히 같은 팀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둘 중 어느 팀이 진짜 한화일까.

엄밀히 말하자면 둘 다 아니다. 지난 19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니혼햄에 크게 졌을 때는 2군 위주의 팀이었다. 이날 경기에 나선 선수들 가운데 올해 1군에서 볼 수 있는 선수는 극히 드물다. 한화 김성근 감독(73)은 "예전 같았으면, 전부 한국으로 들어가라고 하고 싶을 정도"라며 이날의 패배를 크게 아쉬워했다.

'패배' 자체보다 경기에서 드러난 선수들의 허술함이 실망스러웠던 것이다. '완성도'가 10%도 채 안되는 '새끼 독수리군단'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보다 미래의 발전을 위해 땀을 흘려야 하는 선수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21일 삼성전 승리를 따낸 팀이 '100% 한화'라고 하기도 어렵다. 확실히 '완성'에 가깝긴 하지만 여전히 김 감독의 기준으로 보면 미진한 면이 많다. 그저 이전보다 '레귤러 멤버'들이 훨씬 많이 포진되면서 좀 더 제대로 된 팀이 된 정도다.

여전히 부상 등으로 인해 재활중이거나 컨디션이 떨어진 선수들이 많다. 무엇보다 포수 조인성, 2루수 정근우, 외야수 이용규. 등 3명의 간판들이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점이 가장 아쉬운 면이다.

이러한 팀 사정 때문에 오키나와 캠프 초반에는 2군급 선수들로만 연습경기를 해야 했다. 17일 SK전(0대7 패)과 18일 요코하마 2군전(2대18 패), 19일 니혼햄전 등 3연패를 할 때 경기력이 형편없던 이유다.

멤버를 감안하고 대략 비슷한 결과를 예상했기에, 김 감독은 조급해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될 줄 이미 알고 있었다. 차라리 지는게 낫다"며 오키나와 캠프 초반의 연패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예상을 했다고 해도 지고 속 편할 사람은 없다. 특히나 고치 캠프에서 집중적으로 훈련했던 수비가 흔들린 점은 김 감독이 가장 아쉬워하는 점이다. 요코하마전 패배 후 선수들에게 "이대로 사라지고 싶으면 지금처럼 똑같이 하라"고 쓴소리를 한 이유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런 상황을 '반전'시킬 계획을 하고 있다. "한화가 이대로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 김 감독은 "이제부터는 (레귤러 멤버들이) 다 나갈 것이다. 그리고 훈련 방법도 바꿔볼 생각이다. 양보다는 질에 더 집중하겠다"면서 한화 캠프의 대 변화를 예고했다. 실제로 레귤러 멤버가 대거 포진하자 경기력 자체가 달라졌다. 재도약을 위한 한화의 변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