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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KB스타즈 꺾고 3년 연속 2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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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이기고 2위 확정짓겠다." vs "자존심 때문에라도 꼭 이겨야 한다."

농구는 야구나 축구와 달리 무승부가 없다. 정규시간이 다 끝난 후에도 승부가 날 때까지 연장전을 한다. 즉 한 팀만 승리의 기쁨을 맛본다는 얘기다.

25일 청주체육관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 프로농구' KB스타즈와 신한은행전은 2위 결정전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모았다. 신한은행이 승리하면 남은 4경기와 2위를 확정짓게 된다. 반대로 KB가 이기면 승부는 시즌 막판까지 지켜봐야 한다. 어차피 플레이오프 맞상대로 결정됐기에 기선 제압을 위해서라도 두 팀 모두 승리가 절실했다. 또 각자의 이유도 있다.

시즌 중반에 교체돼 들어온 외국인 선수 샌포드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사실상 크리스마스 1명으로 버텨온 신한은행으로선 빨리 2위를 확정지어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주전들에게 충분한 휴식 시간을 주고 싶은 상황이다. 경기 전 신한은행 정인교 감독은 "2위를 결정지은 후 크리스마스와 김단비 등 거의 풀타임을 뛴 주전들을 중심으로 훈련 시간과 경기 출전 시간을 줄여줘야 포스트시즌에서 승산이 있다. 그래서 오늘 다 쏟아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KB는 이날 승리를 한다해도 신한은행이 남은 4경기에서 2승을 거두면 그대로 3위에 머물게 된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굳이 가능성이 떨어지는 2위 도전을 위해 전력을 다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올 시즌 신한은행에 상대전적에서 2승4패로 뒤지고 있기에 이를 대등하게 맞출 필요가 있었다. 또 홈인 청주체육관서 열린 신한은행과의 3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그 어느 지역보다 열성적인 홈팬들을 위하고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1승이 필요하다. KB스타즈 서동철 감독은 "지난 21일 무기력한 플레이로 패한 후 선수들에게 오랜만에 싫은 소리를 했다. 2위 탈환과는 관계없이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직전 경기처럼 우리의 장점인 외곽이 안 터질 경우를 대비, 센터를 활용해 골밑 공략을 적극적으로 할 예정이다. 또 크리스마스의 득점을 최소화시켜 보겠다"고 구체적인 전략을 설명하기도 했다.

경기의 중요성 때문인지 두 팀 선수들은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4일 전 맞대결보다 경기력도 훨씬 좋아졌다. KB는 작전대로 센터 비키 바흐를 선발 투입해 골밑을 계속 노렸다. 외곽에서도 정미란 변연하 강아정 홍아란 등이 번갈아 가며 3점포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신한은행 역시 크리스마스에다 또 한 명의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고 있는 김단비의 쌍포를 앞세워 내외곽을 고르게 공략하며 맞섰다. 3쿼터가 끝난 시점에서 51-47로 신한은행의 근소한 우위였다.

승부는 4쿼터에서 갈렸다. 비키 바흐가 골밑에서 버티면서 리바운드 싸움에선 KB가 앞섰지만 대신 크리스마스의 빠른 발을 막기는 쉽지 않았다. 크리스마스는 외곽에서 자주 기회가 나자 과감히 3점포를 날렸다. 3쿼터까지 3개를 성공시켰고 4쿼터 종료 6분51초를 앞두고 또 하나를 성공시키며 스코어를 60-49로 벌렸다. 또 자신에게 수비가 붙을 경우엔 잽싸게 골밑을 파고드는 지능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특히 66-62로 KB가 추격한 종료 1분여를 앞두고 골밑슛 2개를 연달아 꽂아넣는 등 30득점-16리바운드의 올라운드 플레이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KB도 9점까지 뒤진 가운데 막판 집중력을 발휘, 종료 1분 11초전을 앞두고 4점까지 따라붙으며 플레이오프에서의 선전 가능성을 높였다. 결국 신한은행은 71대62로 승리, 3년 연속 정규리그 2위를 확정지었다.청주=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