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29)이 돌아온다면 거액 몸값은 당연했지만 막상 4년간 90억원을 받고 보니 한국야구 몸값 셈법이 복잡해졌다. 과거 성적과 직전 몇 시즌 성적, 부상 등 몸상태, 나이, 향후 기대치, 팀내 역할관계, 프랜차이즈 마케팅 능력(관중동원력), 영입하고자 하는 팀들간의 경쟁 등 일반적인 FA몸값 산정 기준에 더해 이제 해외프리미엄까지 복잡하게 얽혔다. 첫번째 FA몸값 잣대는 성적이지만 롯데에서 두산으로 옮긴 장원준(4년간 84억원)을 볼때 팀간 경쟁 또한 무시못할 변수로 여겨지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도마에 오른 해외파 프리미엄은 연봉은 '타고난 운'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메이저리그와 일본야구의 차이는 분명하겠지만 김태균 이범호 임창용 등을 보더라도 1군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선수가 금의환향한 예는 없었다. 윤석민은 지난해 볼티모어와 3년 최대 약 557만 달러 계약을 했다. 인센티브가 포함된 계약이었다. 몸만들기가 늦어져 볼티모어 트리플A팀인 노포크에서 시즌을 시작했는데 부진의 연속이었다. 상대적으로 기회도 충분했지만 트리플A 23경기(선발 18경기)에서 95⅔이닝을 던져 4승8패 평균자책점 5.74를 기록했다. 당연히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윤석민은 올시즌에도 스프링캠프에 초청받지 못하는 등 메이저리그 승격 기회가 희박해 보이자 KIA의 러브콜을 받아들였다.
국내 무대를 거친 외국인투수 중 메이저리그 경험을 가진 선수는 꽤 있었다. 마이너리그 기록만 놓고보면 윤석민 정도의 성적표를 가진 선수는 한국에 올 수 없다. 그럼에도 윤석민은 역대 최고액을 경신했다. 이것이 한국야구의 현실이라는 자조섞인 말도 오가지만 류현진(LA다저스)을 보면 이 또한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다만 분명한 것은 FA몸값 고삐가 풀렸다는 점이다. 2004년 심정수의 4년 60억원은 9년만인 2013년 강민호의 4년 75억원으로 경신됐다. 지난해 최정은 4년간 86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경제규모, 프로야구 인기 등 복잡한 상황 때문에 함수관계가 명확하진 않았는데 최근 선수들의 몸값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몇 개월만에 윤석민은 90억원을 찍었다. 이제 남은 것은 심리적인 마지노선이라 여기지는 100억원이다. 올시즌이 끝나면 김현수와 김태균 등 늘 기대에 부응했던 FA대어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협상테이블에는 자연스럽게 윤석민이 회자될 것이다.
그렇다면 아쉽게 메이저리그 꿈을 중도에서 접은 김광현(27)은 어떨까. 2시즌 뒤면 FA자격을 얻는다. 김광현이 스스로 윤석민보다 아래라고 생각할까. 100억원 논의가 불을 보듯 뻔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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