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에 4사구가 3개 이내면 얼마나 좋을까요."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스프링캠프 내내 투수들의 '볼배합'을 언급했다. 궁극적으로는 투수들의 볼넷을 줄이기 위함이었다.
사실 볼배합의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아무리 좋은 볼배합을 가져가도 투수가 따라오지 못하면 그만이기에 전적으로 투수의 능력에 달려있다는 무용론과 효과적인 볼배합을 통해 타자와의 승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생각이 충돌한다.
어쨌든 염 감독은 투, 포수들에게 볼배합의 중요성을 수시로 강조했다. 안 좋은 모습이 보일 때마다 투수들에게 생각하는 야구, 결정구의 중요성 등을 역설했다. 투수에게 확률을 좀더 높이고자 한 것이다.
염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볼넷 줄이기'를 지상과제로 삼았다. 부임 후 지난 2년간 공격에서는 최고의 팀으로 성장했지만, 토종 10승 투수 한 명 나오지 않을 정도로 마운드는 아직 제자리 걸음이다. 필승조를 잘 키워 버텨왔지만, 이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선발투수들을 키우는데 있어 볼넷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경기 초반부터 볼넷으로 인해 분위기가 넘어가는 걸 막고자 함이다. 그는 "우리는 지난해 선발이 무너지면서 6회까지밖에 경기를 하지 못한 날이 많았다. 투수가 부족하니, 초반에 무너져 스코어가 벌어지면 어쩔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조상우-한현희-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세 명으로 버텨왔는데, 지는 경기에도 이들을 쓸 수는 없는 것이다. 초반부터 스코어가 벌어지면, 결국 속수무책이었다. 넥센은 2위를 했음에도 유독 대패가 많았다. '선택과 집중'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염 감독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야구인은 볼넷을 경계한다. 투수들에게 차라리 맞으라고 강조하곤 한다. 볼넷으로 주자가 나가기 시작하면, 투수만 힘든 게 아니다. 경기는 루즈해지고 수비하는 야수들은 지쳐간다. 결국 집중력 저하로 이어져 실책 등의 '연쇄 작용'이 나오기 마련이다. 반대로 주자가 있을 때, 야수들의 긴장감이 올라가 실수가 나오기도 한다.
결국 염 감독은 '볼넷 경계령'을 내렸다. 오키나와 연습경기부터는 강한 메시지가 전달됐다. 일단 시범경기 출발은 만족스럽다. 7일과 8일 kt 위즈전에서 두 경기 연속으로 볼넷 1개씩만을 기록했다. 염 감독도 경기 후 "두 경기 연속 4사구가 1개씩 나왔는데 이 부분은 칭찬해주고 싶다"고 언급했다.
넥센 투수들이 시즌 때도 이와 같은 모습을 이어가 줄 수 있을까. 강정호 공백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넥센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선 투수진의 '각성'이 필요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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