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까치 참수' 사건 조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전북과 성남의 K리그 1라운드 경기가 열린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 남측 좌석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입구에 잘린 까치 머리가 놓여 있었다. 공교롭게도 까치는 성남의 상징이다. 전북 팬이 성남을 도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저지른 만행이라는 분위기가 축구팬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 성남은 전북에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프로축구연맹은 전북에게 사건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9일 발송했다.
전북은 9일 전주시 시설관리공단과 함께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했다. 6일 오후 6시부터 7일 오후 5시까지 그 지역에 배치된 CCTV를 전부 분석했다. 하지만 수상한 사람을 발견할 수 없었다. 우선 까치머리가 놓인 계단쪽을 바라보는 CCTV가 별로 없었다. 경기장에 배치된 대부분의 CCTV가 관중석이나 입장 게이트 등을 향해 있었다. 멀리서 그 지역을 잡은 CCTV를 확인했지만 건질 것이 없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오갔다. 사람들 개개인의 행동을 자세하게 분석할 수가 없었다. 일단 전북은 10일 다시 한 번 더 CCTV 분석에 나서기로 했다. 남측 CCTV뿐만이 아니라 다른 지역까지 돌려보기로 했다.
전북은 자연발생적인 측면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전북 관계자는 "전주월드컵경기장 남측과 서측에 다수의 까치집이 있었다. 북측과 동측에 매의 보금자리가 있기 때문에 까치들이 남측과 서측에 몰려 생활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을 앞두고 시설관리공단에서는 까치집 제거 작업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했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단 누군가 의도를 가지고 했다면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했다.
한편, 전북 서포터들은 자신들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전북 관계자는 "서포터들과 대화를 했다. 그들은 '성남과 아무런 원한이 없다. 그리고 도발도 그런 식으로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