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잘 봐라"
어렸을 때 캐치볼을 할때면 항상 이런 가르침을 받았다. 정확한 코스에 공을 던지기 위해서는 볼을 받는 상대방의 글로브를 잘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이 캐치볼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야구 투수 중에는 포수를 보지 않고 공을 던지는 선수가 몇 명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2011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좌완 오카지마 히데키(요코하마 DeNA)다. 그는 던지는 순간 고개가 완전히 지면을 향한다. 앞서 말한 볼을 던지고 받는 기본기와는 정반대인 셈인데 오카지마에게 이런 피칭습관은 자연스런 밸런스를 유지하는 투구 폼이라 별 상관이 없었다.
한편, 피칭 시 얼굴은 포수, 다시말해 정면을 향하고 있는데 눈을 감는 투수도 있다. 이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필자가 보기에 한국에서는 그런 투수가 적지 않다. 예를 들면 넥센 송신영, 두산 김수완, 한화 유창식, KIA 김준 등이 그렇다. 그들은 릴리스 포인트의 순간 만 눈을 감고 있는 게 아니라 팔을 뿌리고 공이 포수 미트에 도착할 직전까지 눈을 감고 있다. 올해 스프링캠프 때 그들이 불펜에서 던지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보니 던질 때 마다 100% 눈을 감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당사자인 김수완에게 공을 던질 때 자기가 눈을 감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지 물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힘이 들어갈 때 눈을 감는 것 같아요. 근데 길게 감고 있진 않아요." 본인은 눈을 감는 사시른 알지만 짧은 순간 눈을 감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또 김수완에게 이제까지 지도자에게서 이를 수정하라는 지적을 받은 적은 없는지 물었더니 "없다"면서 "던질 때 눈을 감고 있어도 피칭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라고 했다.
눈을 감고 던지는 것에 대해 두산 가득염 투수 코치도 "문제없다"고 말했다. 가득염 코치는 "피칭 루틴은 투수마다 다르고 공을 던지는 감각이나 몸의 밸런스가 좋으면 옆을 보고 던져도 상관 없다"고 덧붙였다. 눈을 감고 던지는 투수들에게 그 행동은 완전히 습관이 되어 피칭에 영향은 없다는 말이다. 근데 만약 이들이 눈을 뜨고 던진다면?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사뭇 궁금하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또 다른 독특한 피칭스타일의 투수도 발견했다. 삼성의 오른손 쓰리쿼터 김성한이다. 그는 공을 던질 때 반드시 오른쪽 위에 있는 자기 손가락을 본다. 김성한의 피칭 습관이 궁금해 카도쿠라 켄 투수코치에게 묻자 "김성한에게 몇 번이나 고치라고 했는데 그는 '고치려면 손이 아니라 눈에 힘이 들어가서 못 한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고치는 것은 포기하고 이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자기 피칭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상대를 잘 봐라." 공을 던질 때의 기본 중 기본이다. 하지만 기본만이 정답은 아니다. 부단한 연습으로 변칙을 정석으로 만든 셈이다. 프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보다보면 새삼 프로 세계의 깊이를 절감하게 된다. <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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