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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슛 9개' KB 챔프전 진출, 1년만에 복수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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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스타즈 서동철 감독은 1년 전 이맘때를 잊을 수 없었다. 2013년 2월 감독으로 부임해 온전히 한 시즌을 자기 손으로 끌어간 2013~2014시즌. KB스타즈는 플레이오프에서 신한은행에 1승도 거두지 못하고 2패로 탈락했다.

서 감독은 "지난해 2패로 탈락한 뒤에 하루도 편하게 잘 수 없었다. 혹시 신한은행과 다시 붙게 된다면, 꼭 이기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의 바람은 1년만에 현실이 됐다. 이번엔 2승이다. 정확히 복수에 성공했다.

두 팀 모두 지난해보다 업그레이드됐다. KB스타즈는 외국인 선수를 통해 약점이었던 높이를 보강했고, 신한은행은 시즌 도중 신정자를 데려와 높이를 더욱 높였다. 서 감독은 "지난해에도 재미있는 경기를 했다. 올해는 선수구성이 달라졌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하은주가 없을 때 높이가 좋은 팀은 아니었다. 우리에게 큰 선수가 생겼는데, 상대도 확연히 높이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KB스타즈와 신한은행은 완전히 '상극'이다. 외곽과 높이의 맞대결. 아예 상극이라면, 단점을 보완하기 보다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편이 나을 수 있다. 2차전을 앞두고 만난 서 감독은 "1차전 때는 신한은행이 지난해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높이가 좋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어느 팀이 자기 색깔을 더 내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서 감독의 생각은 그대로 현실이 됐다. '양궁농구' KB스타즈는 계속 해서 외곽 공격에 집중했다. 틈만 나면 쐈다. 반면 신한은행은 곽주영-신정자-하은주로 이어지는 높이의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KB스타즈의 1-1-3 지역방어는 2차전에서도 위력적이었다.

1쿼터부터 KB스타즈는 3점슛을 폭발시켰다. 경기 시작 1분 37초만에 터진 홍아란의 첫 3점슛이 성공한 것을 시작으로, 쉐키나 스트릭렌, 강아정의 외곽포가 터졌다. 3점슛 7차례 시도에 4개 성공. 22-15, KB스타즈가 1쿼터부터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2쿼터 신한은행의 반격이 시작됐다. 그 중심엔 김단비가 있었다. 김단비는 3점슛 1개 포함 11점을 몰아치며 KB스타즈의 존 디펜스를 깨뜨리기 시작했다. KB스타즈는 스트릭렌이 상대 높이를 이겨내며 9점을 올린 게 위안이었다. 3점슛은 6개 중에 1개 성공, 분위기는 급격히 떨어졌다.

36-33으로 돌입한 후반, KB스타즈가 스트릭렌의 연속 6득점으로 다시 도망가나 싶었지만, 신한은행은 골밑에 하은주, 외곽에 김연주를 투입하면서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김연주의 외곽포와 하은주의 골밑슛이 번갈아 가면서 터졌다. 내외곽이 한 번에 살아나며 공수 모두 상대를 압박했다. 순식간에 역전에 성공한 신한은행은 54-46까지 스코어를 벌리며 3쿼터를 마쳤다. KB스타즈는 3점슛을 6회 시도했으나, 단 한 개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4쿼터 들어 KB스타즈의 침묵하던 3점포가 터졌다. 강아정이 3점슛 두 방을 꽂아넣으며, 55-58까지 좁혀졌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수비를 강화하며, 크리스마스의 골밑슛과 하은주의 자유투로 7점차로 도망갔다.

승부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만든 건 역시 3점슛이었다. KB스타즈는 스트릭렌과 변연하의 3점슛 두 방으로 기어코 1점차로 따라붙었다. 종료 2분 18초를 남기고 들어간 변연하의 3점슛. 청주체육관은 관중석을 가득 메운 홈팬들의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이때 분위기는 이미 KB스타즈로 넘어가 있었다. 홍아란의 정확한 점프슛이 들어가 63-62 역전, KB스타즈는 종료 22초를 남기고 스트릭렌이 김단비의 골밑슛을 블록하며 승기를 잡았고, 9초를 남기고 정미란이 골밑에서 스틸에 성공하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KB스타즈가 17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과의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5대62로 승리했다. 지난 시즌 신한은행의 챔프전 진출을 이끌었던 스트릭렌은 3점슛 3개 포함 29득점으로 친정팀을 울렸다. 강아정과 홍아란은 14점, 13점씩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청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