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세리머니 2탄을 기대해볼까?'
따스한 봄바람을 타고 찾아온 K리그 중흥 훈풍과 함께 A매치가 돌아왔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 성공, K리그 초반 흥행이란 호재가 겹친 가운데 열리는 A매치라 축구팬들 관심은 더욱 뜨겁다.
여기에 축구 보는 재미를 배가할 수 있는 장외 관전포인트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친선경기가 이런 점에서 안성맞춤이다.
우선 관심사는 '약속의 땅' 대전의 전통이 이어질 것인가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맞아 2001년 9월 개장한 대전월드컵경기장은 축구팬들에게 '성지'나 다름없다.
2002년 6월 18일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역사적인 승리를 낳으면서 '성지'로 자리잡았다. 안정환(MBC 해설위원)의 골든골로 2대1로 승리한 한국은 이를 발판으로 '4강신화'까지 내달렸다.
2년 뒤인 2004년 6월 9일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베트남전서도 2대0으로 완승하는 등 한국 A대표팀은 대전에서 가진 4차례 A매치서 무패(2승2무)행진을 달리는 중이다.
2005년 7월 31일 동아시안컵 중국전(1대1 무) 이후 10년 만에 대전을 찾아왔다. 태극전사에게 '웬만해서 패할 것 같지 않은' 기분좋은 곳에서 '약속의 땅' 신화가 이어질지 관심이 높다.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흥미로운 A매치 세리머니도 기대할 만하다. 1순위 후보는 기성용(26·스완지 시티)이다.
대전월드컵경기장은 A매치 역사상 기억에 남는 골 세리머니도 품고 있다. 이에 대한 주인공은 안정환이다. 안정환은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전 당시 골든골을 넣은 뒤 '반지 세리머니'로 커다란 화제를 낳았다.
안정환은 2년 뒤 열린 베트남전서는 선제골을 터뜨린 뒤 '아기 어르기 세리머니'로 눈길을 끌었다. 당시 안정환은 경기 전날 마무리 훈련을 마친 뒤 "만약 골을 넣으면 5월에 첫딸(안리원)을 얻은 기념으로 깜짝 세리머니를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한 바 있다. 때마침 이탈리아전 '반지 세리머니'를 펼쳤던 곳에서 첫딸은 얻자마자 경기를 치르게 되자 의미있는 팬 서비스를 구상했던 것이다. 세리머니를 예고한 것은 골을 넣어 승리를 이끌겠다는 강한 다짐이기도 했다.
결국 안정환은 세리머니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뛰며 골을 성공시켰고 1994년 미국월드컵 때 브라질의 4번째 우승을 이끌었던 베베토의 트레이드 마크를 재현했다. 두 세리머니 모두 아내 이혜원씨를 향한 뜨거운 애정 표현이었다.
이런 점에서 기성용 역시 아내 사랑에는 뒤지지 않는다. 2013년 7월 배우 한혜진과 결혼한 기성용은 그동안 주요 세리머니를 통해 '부부애'를 표시해왔다.
지난해 8월 16일(한국시각) 맨유전에서 2014∼201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첫 골을 터뜨린 뒤 하트 세리머니를 펼쳤고 2월 22일 같은 맨유전에서는 '젖병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 '젖병 세리머니'를 통해 아내 한혜진이 결혼 1년 7개월 만에 임신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팬들로부터 많은 축복을 받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기성용은 아직 A매치에서 아내를 위한 세리머니를 하지 못했다. 2011년 1월 25일 2011년 아시안컵 일본과의 4강전(2<0PK3>2 패)에서 터뜨린 것이 A매치 최근 골이다.
공교롭게도 결혼 1년7개월 만에 임신 소식을 접한 기성용은 선배 안정환이 리원양의 임신 소식을 들었던 시기와 같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주장으로서 전경기 풀타임으로 뛰며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한 기성용. EPL에서도 골감각을 높여 온 상태다.
제2의 안정환 세리머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