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혼 <90>
5장 배신 ⑥
"아이구 나 죽네."
허리를 치켜 올리면서 옥녀가 절규했다. 그러나 두 손은 안용남의 허리를 감싸안은 채 풀지 않는다. 이곳은 선전관 관아의 별당 안이다. 짙은 어둠에 덮인 별당 마룻바닥 위에서 두 몸이 꿈틀거리고 있다.
"아이구, 서방님."
마침내 절정에 오르면서 옥녀가 두 다리를 치켜 들었다. 급해서 속옷만 벗은 터라 치마는 요 구실을 한다. 안용남의 움직임이 더 거칠어졌고 옥녀가 폭발했다. 긴 신음과 함께 옥녀의 사지가 안용남에게 엉켜붙어 한동안 떼어지지 않는다. 별당 안은 열기와 비린 애액의 냄새로 가드차 있다. 이윽고 옥녀의 사지에 힘이 풀렸고 안용남이 몸을 굴려 엎으로 누웠다. 별당은 귀신을 모신 곳이어서 구석에 굿에 쓰는 헝겁조각과 제기가 어지럽게 놓여졌고 으스스한 분위기다. 그래서 관아가 임금 행차로 붐비지만 이 근처는 인적이 없다. 가쁜 숨을 고르다 옥녀가 천정을 향한 채 말했다.
"당식하고는 할수록 맛이 깊어. 이젠 육정이 들었나봐."
"네 조개맛도 마찬가지여. 더 맛있어진다."
안용남이 대뜸 답해주자 옥녀가 키득 웃었다.
"말하는 것 좀 봐."
"이런 말 하기 부끄러우면 다른 말 해."
"무슨 말?"
"아무거나. 네가 인빈 모시는 이야기도 좋다. 난 그런 이야기가 재미있더라."
"재미있기는 만날 남 욕하고 죽이자는 이야기인데."
"그게 재미있는거다."
안용남이 욕녀의 허리를 끌어 당기고는 질펀하게 젖어있는 조개를 손바닥으로 쓸었다.
"자, 이야기 해봐라."
"하긴 나도 입이 근질근질 했는데 잘 되었네."
"내가 이쪽 귀로 듣고 저쪽 귀로 흘려줄 테니까."
안용남의 손가락이 옥녀의 조개속을 헤집고 들어갔다. 옥녀가 다리를 오무려 안용남의 손가락을 가두더니 말을 이었다.
"순변사 박윤상이 인빈한테 금 2백냥 산삼 두 뿌리, 후추 한 근을 바쳤어."
"난리 속에 그런 재물을 어디서 거둔거야?"
"난리 속이니까 거두기가 쉽지. 부잣집을 약탈하고 왜군 소행으로 넘기거나."
"그렇군."
"박윤상이 곧 관찰사로 승진이 될 거야. 그래서 내직이 되어 전장을 피하게 되겠지."
"죽일 놈들."
안용남이 손가락을 흔들었더니 옥녀가 신음을 뱉으며 손을 뻗어 양물을 쥐었다.
"아이구머니, 또 섰네."
"이야기 더 해라."
"난리가 끝나면 정원군이 세자가 될 거야. 광해는 폐세자가 돼."
"조선이 왜군 땅이 될텐데 세자가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이냐?"
"다 섰어. 넣어줘."
다시 옥녀의 숨이 가빠졌다. 어둠속에서 옥녀가 번들거리는 눈으로 안용남을 보았다. 안용남이 재촉했다.
"넣어줄게. 이야기해. 그래야 오래 간다."
"명군이 곧 올거야. 명의 병부상서 석성이 곧 대군을 보낸다고 했어."
"5천명 정도라던데."
그때 옥녀가 다리를 벌리면서 몸을 비틀었다. 이미 가쁜 숨을 뱉고 있다.
"어서 올라와."
"대군이라니? 몇 명인데?"
위로 오르면서 안용남이 묻자 옥녀가 서둘러 양물을 잡아 조개에 붙였다.
"이여송이 5만 대군을 끌고 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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