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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마무리 봉중근, 기회를 더 주자 말자 찬반 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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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흔들리는 마무리 봉중근(35)에게 계속 클로저를 맡길 것이라고 했다. 둘간의 신뢰는 두텁다. 올초 연봉 협상을 제때 못했던 봉중근은 양상문 감독이 밟혀서 구단의 동결 제안에 사인한 후 서둘러 미국 전훈 캠프에 합류했다. 또 양 감독은 봉중근이 고마워 공항까지 마중을 가서 포옹했다.

그런데 봉중근이 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연장 구원 등판, 모건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⅓이닝 3안타 1볼넷 1실점. 봉중근은 이번 2015시즌 4경기에 등판, 매경기 실점, 1세이브 2패, 평균자책점이 32.40이다. 이날 팽팽한 투수전에서 밀린 LG는 3대4로 역전패했다. 양상문 감독은 경기 뒤 "할 말이 없다"고 했다.

▶한 경기 더 망쳤다고 바꿀 수는 없다

양상문 감독의 '색깔'로 봤을 때 봉중근이 한 경기에서 더 부진했다고 기존의 신뢰 입장을 바로 뒤집기는 곤란하다. 기회를 더 줄 것이다.

한 팀의 클로저를 교체하는 건 매우 큰 일이다. 단순히 불펜 투수 한 명을 바꾸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클로저는 선발 투수 한 명을 길러내는 것 이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한 전문가는 "잘 던지는 불펜 필승조를 마무리로 보직 변경한다고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한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최근 2년 마무리로 변신했던 김승회와 김성배는 "마무리가 이 정도까지 힘든 보직인지 정말 중간 투수 시절에는 몰랐다"고 말했다.

봉중근 대신 새로운 마무리를 세운다고 바로 그 선수가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마무리를 시즌 중간에 교체할 경우 불펜의 역할이 바뀌기 때문에 혼란스럽다.

새 선수로 교체하는 것 보다는 봉중근의 현재 문제점을 찾아 바로 잡아주는 게 우선이다. 봉중근은 최근 계속 된 부진으로 자신감이 떨어졌다. 반대로 상대 타자들은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덤빈다. 봉중근은 직구 구속이 140㎞ 초반으로 좀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봉중근은 슬로스타터란 점을 감안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구위가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양상문 감독은 봉중근이 자신감을 찾고 구위를 회복할 때까지 좀 편안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릴 필요가 있다. 봉중근의 현재 구위나 심리 상태로는 어려운 상황을 넘기기가 벅차 보인다.

▶그럼 언제까지 계속 기회를 줄 것인가

봉중근이 지금의 슬럼프를 딛고 원래 팀에서 기대하는 역할을 해주면 문제는 사라진다. 현재 치솟은 평균자책점도 낮아질 것이고, 팀내 입지도 원상복귀된다.

그런데 봉중근이 계속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줄 경우는 정말 문제가 심각해진다.

양상문 감독이 결정을 해야 할 극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지도자들은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한 여러가지 비상 플랜을 갖고 있다. 그런 마음의 준비를 당연히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양상문 감독의 지도 스타일상 당장 봉중근에게 극약 처방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대신 내부적으로 봉중근의 구위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준비를 시작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팀 성적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때 봉중근 다음 마무리를 준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개 불펜 필승조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투수를 마무리로 올린다. 이동현 정찬헌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양상문 감독은 앞으로 봉중근에게 얼마나 더 기회를 주느냐가 관건이다. 양 감독은 류제국 우규민 한나한이 돌아오는 시점까지 팀 승률 5할을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 목표에 봉중근이 계속 걸림돌이 된다면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