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식샤2' 서현진, 이수경을 넘어라

by

이수경을 넘어라.

tvN '식샤를 합시다2(이하 식샤2)'가 스타트를 끊었다. 작품이 시즌제로 방송되면 지난 시즌 주인공에 대한 그리움이 남기 마련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시즌1 여주인공 이수경에 대한 미련이 남는다.

'식샤' 시리즈가 '먹방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음식과 출연진들의 식사 장면은 드라마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시즌1의 이수경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다람쥐처럼 양볼에 가득 음식을 담고 '음~' 소리까지 내가며 폭풍 식사를 하는 그의 모습은 야식 욕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시즌2 여주인공 서현진은 아직은 어색한 모습이다. 7일 방송된 2회에서도 아쉬움은 남았다. 바지락 칼국수를 접한 백수지(서현진).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며 1일 1식을 다짐했지만, "하루 한끼 먹는데 먹고싶은 걸 먹어야 한다"고 음식 앞에 무너지는 설정이었다. 그러나 정작 그의 식사 장면은 그런 캐릭터 설정을 잘 살려내진 못한 듯하다. 김치를 손으로 찢어먹는다는 노력은 가상했지만 아직까지는 '맛있게' 먹는 게 아니라 '예쁘게' 먹는데 치중한 모습이다. 해물찜을 영접하자 양손 가득 양념을 묻히고 손가락까지 쪽쪽 빨아가며 실감나게 음식을 흡입했던 이수경이었다면 어떤 먹방이 나왔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실제 방송 이후 시청자들 역시 "이수경이 그립다", "먹방 드라마인데 서현진 너무 맛없게 먹는다"는 등의 의견을 제기했다.

캐릭터 자체도 시즌1에 비해 무리가 있어 보인다. 시즌1의 이수경 역시 구대영과 항상 티격태격 했다. 하지만 모든 싸움엔 이유가 있었다. 철부지 옆집 아가씨를 대하는 자세에 대한 의견 차이, '묻지마 폭행'으로 때문에 생긴 오해 등 설명 가능한 이유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싸움을 해결하는 열쇠가 바로 음식이었다. 이수경은 구대영이 운영하는 맛집 블로그의 광팬이었고, 구대영 역시 본인의 음식 철학을 전파하며 알콩달콩 로맨스를 키워갔다. 하지만 시즌2의 백수지에게는 그런 디테일이 없다. 백수지는 초등학생 시절 구대영에게 이용당해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는 설정이다. 그 마음의 상처가 트라우마로 남아 폭식증에 우울증까지 걸렸고 사람도 못 믿게됐다. 그렇게 큰 상처를 준 장본인에 대한 복수가 고작 '벗겨먹기'라니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러면서 구대영의 음식 철학이 사라진 점도 큰 아쉬움이다.

물론 '식샤2'는 이제 시작됐을 뿐이다. 아직 스토리를 보충할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고, 시즌1에 비해 업그레이드 된 모습도 보인다. 아르바이트 비용을 돈이 아닌 김으로 받게 된 백수지가 눈물을 흘리며 김을 먹는 장면은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고 있는 '열정페이' 논란을 되새기게 했다. 기존의 먹방에 사회적 이슈를 접목시킨 것. 윤두준의 성장도 기분좋은 변화였다. 시즌1에 비해 한층 능글맞아졌고, 먹방도 발전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찌푸려지는 그의 미간은 음식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여기에 구대영과 임택수(김희원)의 브로맨스까지 더해져 한층 탄탄해진 스토리 라인을 뽐냈다.

이런 긍정적인 변화를 극대화할 방법은 딱 하나다. 서현진이 이수경을 넘는 길이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