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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적 우승의 첫번째 원동력은 '자아 인정'이었다. 김 감독은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삼성화재가 나았다. 나도, 선수들도 모두 인정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이 시작되기 전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안되는 것은 받아들이자. 남들은 우리가 경험도 없다고 한다. 체력도 부족하다고 한다. 쿨하게 인정하고 털어버리자. 거기에 전전긍긍하며 힘을 뺄 필요는 없다. 편하게 경기하자"고 했다. 어깨에서 부담을 덜어낸 선수들은 펄펄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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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출어람? 그저 한 번 이겼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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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 감독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저 뭣도 모르고 한 번 이겼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삼성화재는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한 번 왕좌를 놓쳤다고 무너지는 팀이 아니다. 2006~2007시즌과 2007~2008시즌 현대캐피탈에게 왕좌를 내줬다. 그 이후 7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그게 삼성화재다. 나는 그저 아무것도 모른채 불타 올라서, 거기에 행운까지 더한 상태에서, 한 번 이겼을 뿐이다"고 말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직후 인터뷰와도 궤를 같이 했다. 김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신 감독님을 이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감독에게 앞으로의 길을 물었다. 거침없는 단어가 돌아왔다. "앞으로는 개고생이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까지 2시즌은 선수들과 즐겁게 생활했다. 꿈을 가지고 웃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애썼다'는 표현을 쓰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제부터는 정말 힘들 것이다. 견제 세력도 많아질 것이다. 조금만 흐트러지더라도 문제삼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우승이 독약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앞으로는 더욱 조심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말한 '앞으로의 개고생' 끝에는 뭐가 있냐고 물었다. 현실적이 답이 나왔다. "다음 시즌에 우리가 4강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다른 팀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성적보다는 팀의 발전을 그리고 있었다. 그는 "우승보다 중요한 것은 탄탄한 팀을 만드는 것이다. 그 어떠한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팀을 만들어야 한다. 거기에 있어서 내 역할은 '지도자'가 아니나 '관리자'다. 내가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 특정 영역에는 전문가를 쓸 생각이다.전문적 도움을 바탕으로 하나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내가 꿈꾸고 추구하고 있는 큰 그림이다. 그림이 잘 그려진다면 개고생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밝혔다.
용인=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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