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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스스로 만든 위기 스스로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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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실책으로 만든 위기를 자신이 극복했다.

한신 타이거즈의 오승환이 6세이브로 센트럴리그 세이브부문 공동 1위가 됐지만 스스로를 "바보같았다"라고 혹평했다.

오승환은 18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서 2대1의 팀 승리를 지키며 시즌 6세이브를 올렸다. 야쿠르트의 버넷과 세이브 공동 1위. 평균자책점은 1.13으로 낮췄다.

안타를 맞지도 않았는데 불안했다. 본인이 저지른 실책 때문이다.

선두 요미우리 4번 사카모토 하야토를 상대로 초구에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오승환으로선 '됐다'고 쾌재를 부를 상황. 그런데 공을 잡으려는 오승환의 글러브 밑으로 공이 빠져 나갔다. 유격수 도리타니 다카시가 잡았지만, 이미 사카모토는 1루에 도착했다. 충분히 오승환이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 오승환에게 실책이 주어졌다.

한번에 그치지 않았다. 5번 이바타 히로카즈가 147㎞의 직구에 희생번트를 댔는데 공이 떴다. 1,3루수가 잡을 수는 없으나 투수 오승환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거리였다. 대시한 오승환은 가슴 부근에서 공을 잡는 듯했다. 그런데 공이 글러브에서 떨어졌다. 다행히 1루주자가 공이 잡히는 줄 알고 2루로 뛰지 않았고, 포수가 공을 잡자 마자 2루로 뿌려 1루주자를 아웃시켰다. 오승환의 실책이 포수 땅볼 아웃이 된 것.

어이없다는 듯한 미소를 지었던 오승환은 이내 안정을 찾고 초노 히사요시를 유격수앞 땅볼로 잡은 뒤 7번 나카이 다이스케에겐 직구로 좌익수 플라이를 유도해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오승환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위기상황을 스스로 만들었다. 바보같았다"라고 했다. 데일리스포츠는 "마지막이 힘들었다. 조마조마했다"라는 와다 유타카 감독의 멘트도 실었다.

마무리에겐 어떤 돌발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오승환은 흔들리지 않았다는게 그의 마무리 본능을 느끼게 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