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전도유망 포수 장성우, 1루수 출전 괜찮을까

by

"1루수로 경기를 바라보는 경험은 또 다르다."

롯데 자이언츠가 올시즌 뜨거운 공격력을 바탕으로 '꼴찌 후보' 오명을 벗고 선전중이다. 불펜이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 걱정을 날려버릴 타선의 화끈한 활약에 위안이 된다.

롯데가 최근 공격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선택한 파격 카드가 하나 있다. 바로 1루수 장성우다. 장성우는 포수다. 하지만 강민호라는 확실한 주전 포수가 있어 그동안 경기 출전을 하지 못했다. 장성우는 포수로 수비도 좋지만 언제든지 장타 한방을 때려줄 수 있는 파괴력도 갖추고 있는 선수. 이종운 감독은 장성우의 이 공격력이 아까웠다. 그래서 스프링캠프 장성우에게 1루 훈련을 시켰고 실전 경기에도 투입했다. 그리고 개막 후 최근 실전 경기에서도 장성우가 1루수로 나서고 있다. 물론, 주전 1루수 박종윤이 부상을 털고 돌아오면 1루수 출전 경기수가 거의 없겠지만, 장성우의 1루 출전으로 갑론을박이 일어나기도 했다.

포수 포지션 선수들이 할 수 없이 포수 자리를 포기해야 할 때, 가장 많이 옮기는 포지션이 1루다. 수비 포지션 중 수비가 가장 쉽기도 하고, 빠른 공을 잡는게 주 임무라는 공통점도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간판스타 버스터 포지도 포수가 아닌 1루수로 출전하는 경기수가 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야구에서는 1루도 '제2의 핫코너'라고 해 수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팬들은 장성우의 1루 수비에서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또 하나, 장성우라는 유망한 포수가 주포지션인 포수가 아니고 다른 포지션에 투입되기에는 너무 이르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1루수 출전이 포수로서의 감각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얘기다. 장성우는 강민호가 버티고 있는 롯데가 아니라면 어느 팀에서라도 주전으로 뛸 수 있고 그 팀의 안방을 10년 이상 책임질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선수다.

가장 중요한 건 선수 본인의 생각. 장성우는 일단 1루수 출전도 감사하다는 생각이다. 그는 "1루수가 아니더라도, 어느 포지션이든 시합에 나갈 수 있다는데 우선 만족한다"고 말했다. 장성우는 경남고 재학 시절 1루수로도 뛴 경기가 많았다고. 장성우는 "여전히 긴장은 되지만 경험이 늘어나며 처음보다 많이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팀 수비에서 실수하지 않고, 팀에 누가 되지 않는 것이 내 작은 바람"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포수 정체성에 대해서도 큰 문제가 없다는게 롯데의 생각. 박현승 수비코치는 "수비를 곧잘 해주고 있다. 그리고 젊은 포수가 1루수로 뛴다는 걱정에 대해서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박 코치는 "오히려 성우 입장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야구는 어느 자리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보느냐에 따라 정말 다르다. 포수 자리에서 보지 못하던 부분을 1루 위치에서 보며 포수로서의 시야를 더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장성우가 1루수로서의 경험을 통해 1군 출전 경기 수를 늘리고, 자신의 선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아무래도 선수는 경기에 나갈 수 있어야 동기부여가 된다. 그리고 이 경험을 더 성숙한 포수가 되는 중간 과정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포수로서 밀리니 1루수로 나간다는 생각을 떨쳐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