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무슨 의도였을까, 조범현 kt 감독은 또 어떤 판단을 내린 걸까. 지난 2일 롯데와 kt의 트레이드가 충격적이었던 첫번째 이유는 롯데에서 kt로 간 유망한 포수 장성우 때문이 아니라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미래 유망주' 박세웅이 kt에서 롯데로 둥지를 옮겼기 때문이다. 현재에 머물면서 미래를 알 수 없지만 '투수 놀음'이라고 하는 야구에서 확실한 선발자원은 살림 밑천이나 마찬가지다. 이는 감독들의 성향과 무관한 절대명제다. kt의 다급함이 엿보이지만 그렇다고 하루 이틀 야구한 이도 아닌 조범현 감독이 이 결정을 내렸을 때에는 뭔가가 있지 않을까.
조범현 감독 하면 늘 따라다니는 이름이 있다. 박경완 SK 와이번스 육성 총괄이다. 1993년 조범현 감독이 쌍방울 레이더스 배터리 코치가 되면서 맨먼저 시작한 일이 '전설적인 포수' 박경완 키우기였다. 박경완은 조 감독 밑에서 혹독한 훈련을 통해 미래를 밝히는 기본기를 장착했다. 이만수 전 SK 감독 등 거포 포수는 몇몇 있었지만 박경완은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완벽한 포수였다. 40홈런을 때릴 수 있는 파워, 탁월한 투수리드, 팀 전체 수비를 조율할 수 있는 존재감, 여기에 역대 정상급의 도루저지율이 말해주는 강한 어깨까지. 박경완은 조 감독 밑에서 명품 포수로 거듭났다. 박경완은 현대 유니콘스로 현금트레이드 된 뒤 SK 유니폼을 입고 10년후 조감독과 다시 만나기도 했다. 김성근 감독의 SK 사령탑 시절 "박경완은 팀전력의 절반"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2010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뒤 마운드에 선 김광현은 두 팔을 활짝 펴고 자신에게 달려오는 포수 박경완에게 모자를 벗어 90도로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볼을 받아준 선배에 대한 예가 아니라 큰 가르침을 준 '진짜 포수'에 대한 존경의 의미였다. 현대 야구에서 포수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힘들고 어렵고, 늘 마스크를 써 얼굴 알릴 일이 거의 없는 포수는 기피 포지션이다. 각 팀은 좋은 포수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장성우는 과연 '제2의 박경완'이 될 수 있을까.
조 감독은 장성우에 대해 "kt의 10년을 책임질 포수다. 이런 대형포수 잠재력을 갖춘 선수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젊은 투수들은 키워낼 수 있지만 대형포수는 얻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장성우를 중심으로 팀 타선도 재정비하고, 좀더 나은 투수리드를 통해 마운드까지 강화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장성우가 어떻게 발전할 지, 단기간 내에 박경완의 뒤를 이을 후계자 소리를 들을지, 또 롯데로간 박세웅이 손민한급으로 성장할 지 어떨 지, 우린 알 수 없다. 선택의 문제. 조범현 감독은 일단 장성우 카드를 집었다. 꾸준한 출전기회가 장성우를 근본적으로 바꿔놓겠지만 조범현이라는 역대 최고의 '포수 조련사'가 있기에 성장 폭은 예단키 힘들다. 2009년 KIA 김상훈도 조 감독이 있었기에 완전체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 조 감독은 2011년 KIA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에도 2013년 삼성에서 포수 인스트럭터로 활약하는 등 장기에 있어선 늘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인물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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