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국제심판' 마영삼 주덴마크대사(57)가 쑤저우세계탁구선수권 현장에서 맹활약했다.
지난해 4월 주덴마크대사로 임명된 마 대사는 소문난 탁구애호가이자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중동 외교전문가로 국내외의 인정을 받아온 마 대사가 탁구 국제심판을 꿈꾸게 된 건 한국이 남북단일팀으로 세계를 제패했던 1991년 일본 지바세계선수권부터다. 세계선수권 직전 남북의 청소년대표팀이 대회 참가를 위해 마 대사가 근무하던 방글라데시를 방문했다. 지금은 국회의원인 이에리사 당시 코치가 강희찬, 이철승, 박해정, 박경애 등 선수들을 이끌었다. 마 대사에게는 외교관으로서 한국선수들을 챙겨야 할 임무가 주어졌다. 자연스럽게 접한 탁구경기장에서 심판들의 모습에 반했다. 이후 8년의 외국 근무 후 귀국한 마 대사는 본격적으로 심판 시험 준비를 시작, 2012년 꿈에 그리던 탁구 국제심판 배지를 옷깃에 달았다. 3급에서 2급, 2급에서 1급, 탁구 국제심판 자격을 얻기까지 꼬박 13년이 걸렸다.
마 대사는 국내에서 열리는 각종 대회와 코리아오픈, 스웨덴오픈, 덴마크오픈 등 여러 대회에 참가했다.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던 세계장애인탁구선수권에도 참가했다. 격무중 틈틈이 짬을 내 국제심판 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도 세계선수권 참가를 위해 여름휴가를 미리 당겨썼다.탁구심판이 참가할 수 있는 최고의 대회, 세계선수권 무대를 처음으로 밟았다. 마 심판은 정확한 판정 능력을 공인받아, 이번 대회 남자단식 8강전 마롱-탕펭 전 주심을 맡기도 했다.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 15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마 대사는 주 유엔 대표부 1등서기관과 외교통상부 인권사회과장, 초대 주 팔레스타인 한국대표, 외교통상부 아중동국 국장, 이스라엘 대사,초대 공공외교 대사를 역임한 중동 전문가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이자, 스포츠 외교관이기도 하다. 지난해 7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 4차 유엔 개발과 평화를 위한 스포츠 국제 워킹그룹 총회에서 임기 2년의 의장에 선출됐다. 스포츠와 장애인 워킹그룹은 유엔 스포츠개발평화사무국(UNOSDP)의 연계 조직으로, 주로 장애인의 스포츠 권리 향상을 위한 국제규범을 마련하고 각 국 정부가 관련 정책을 채택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스포츠 외교관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부임 직후인 지난해 8월엔 2004년 아테네올림픽 '우생순' 10주년을 맞아, 주덴마크대사관에서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영화 일부를 상영하는 행사를 기획했다. 영화 상영후 당시 결승전의 주인공인 대한민국 대표팀과 덴마크 대표팀을 화상으로 연결하는 등 스포츠를 통한 외교에 각별한 관심을 가진 전문 외교관이다.
마 대사는 외교관 신분으로 심판 활동을 하는 데 대해 "업무에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하는 일이다. 심판 활동은 오히려 내 일을 더 열심히 할 수 있게 하는 활력소다. 지금 입고 있는 심판복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마 대사는 이번 세계선수권 참가에 대해 "큰 보람을 느낀다. 다른 대회와는 규모부터 다른 세계선수권이라 흥분되지만 심판으로서 차분해지려고 신경 썼다. 본업과 다른 영역의 일이지만 삶이 무척 풍성해지는 느낌"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다른 이들에게도 자신의 일과는 별개로 열심히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아 하도록 권하고 싶다"며 웃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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