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광주 KIA전이 끝난 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결승타를 내준 마무리 윤명준을 찾았다.
김 감독은 "최근 공이 좋다. 씩씩하게 던져라"고 격려했다.
단순한 위로가 아니었다. 이유가 있다.
두산의 마무리 자리는 혼란스러웠다. 시즌 전 노경은을 마무리로 내정했다. 하지만 타구에 공을 맞고 재활에 돌입했다. 어쩔 수 없이 필승계투조 중 윤명준에게 중책을 맡겼다.
그가 마무리 후보로 제외된 이유 중 하나는 지난 시즌 연이은 등판과 연습투구로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구위가 제대로 올라오지 않았다. 때문에 이미 5개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20경기에 나서 평균 자책점 5.03이다. 때문에 5월 초 김 감독은 "집단 마무리 체제로 갈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여기에서 변화가 생겼다. 부진하던 윤명준이 잇단 마무리 실패 속에서도 공의 위력을 되찾아간 것이다. 이런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한 김 감독은 또 다시 윤명준에게 마무리 보직을 맡겼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5㎞가 훌쩍 넘어갔고, 주무기 커브의 각도 예리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실전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지난 14일 SK전에서 브라운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했고, 이날도 2사 1, 2루 상황에서 KIA 브렛 필에게 끝내기 2루타를 맞았다.
하지만 두산은 마무리를 바꿀 생각이 없다. 김태형 감독은 "볼은 좋다. 단, 위기 상황에 대한 볼 배합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면 더 나아질 것"이라는 애정어린 조언을 했다.
이날 두산은 KIA에 아까운 역전패를 했다. 여전히 중간계투진과 마무리가 불안하다. 하지만 수정작업은 세밀하게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보이진 않지만, 조금씩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두산은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역으로 생각하면, 윤명준이 살아나면 두산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광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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