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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톤 경주마' 쾌속질주,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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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이상의 말이 시속 60㎞로 질주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말의 심장은 사람의 17배 크기에 달한다. 소형 자동차 엔진과 비슷한 크기다. 일반마의 경우 심장의 무게는 4.5㎏지만, 꾸준한 훈련을 거친 경주마는 7㎏의 육중한 심장을 갖게 된다. 미국의 전설적인 명마 '시크릿테리엇'은 심장 무게가 무려 22파운드(약 10㎏)로 평범한 경주마보다 두 배에 달했다.

말 심장의 분당 박동수는 30~40회로 사람의 절반에 못 미친다. 하지만 혈액 박출량은 1리터로 15배나 많다. 경주마가 전력으로 질주할 때 심박수는 240회에 달한다. 240리터의 혈액이 온몸 구석구석에 퍼져 산소가 떨어지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말의 심장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생존본능' 때문이다. 맹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빠르게 달아나야 했기 때문이다. 흔히 경마에서 볼 수 있는 경주마들은 순간적인 스피드를 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지니도록 품종이 개량된 '더러브렛'종이다. 이들은 순간적으로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데 필요한 적색근이 매우 발달한 반면, 산소의 공급 없이도 스스로 에너지원이 되는 '백색근'은 상대적으로 덜 발달되어 오래 달리는 능력은 떨어진다. 승마지구력 경기에서 더러브렛을 볼 수 없는 이유다. '백색근'은 토종 마필인 '조랑말'이 좀 더 발달되어 있다.

경주마의 심장은 흔히 자동차 엔진과 비교되는 경우가 많다. 경주마는 훈련을 거치면 소형 자동차 엔진 크기로 중형차 엔진 성능을 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훈련을 멈추거나 휴양을 거치면 심장 크기와 혈액 박출량도 다시 줄어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